'슈퍼스타K' 김용범 PD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그간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어왔지만 케이블채널 Mnet의 '슈퍼스타K'처럼 화제를 모은 오디션이 또 있었을까.
전국 70만 명의 도전자가 참여한 지역예선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눈물을,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준 휴먼스토리였다면 10명의 본선 진출자가 생방송을 통해 최종 '슈퍼스타K'로 선발되는 지금의 시스템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말 그대로 서바이벌이다.
매주 생방송을 통해 70%의 시청자 실시간 전화 투표, 20%의 사전투표 점수, 10%의 심사위원 점수로 당락을 결정하는 '슈퍼스타K'.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생방송이라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평소 '슈퍼스타K'를 보면서 갖고 있던 궁금증을 '슈퍼스타K' 연출자 김용범 PD를 만나 직접 물어봤다.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이 3명인 이유
"가장 안정적인 체제다. 다수결을 위해서는 심사위원이 홀수여야 하는데 5명이나 7명은 너무 많다."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을 따라한 것은 아닌가
"포맷 자체는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영국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 등 잘 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슈퍼스타K'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차별화를 두려고 했다. 또한 한국 정서에 맞춰 본선 진출자들의 심사에는 생방송을 통해 즉심으로 결과를 보여주고자 했다. 심사위원 역시 지역예선의 경우 계속 바뀌면서 장르와 나이의 차별화를 뒀다."
그렇다면 이승철은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먼 코웰 역이 아닌가
"사실 제작진도 이승철 씨가 그런 캐릭터인 줄 몰랐다. 이승철 씨는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분이다. 그래서 가수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불만이 컸고 이가 방송에서 표출된 것이다."
Mnet '슈퍼스타K' 심사 중인 이효리 ⓒ사진=Mnet |
본선 심사위원 세 사람은 어떻게 결정된 건가
"이승철, 이효리, 양현석 세 사람 다 고사를 많이 했다. 이효리 씨의 경우에는 '패떴' 촬영현장까지 찾아갈 정도로 세 사람 모두 삼고초려 해서 모은 심사위원이다. 3인 체제로 심사위원을 고려했을 때 세 사람은 최고의 드림카드라고 생각한다. '슈퍼스타K'인만큼 슈퍼스타 급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이효리, 최고의 보컬 이승철, 프로듀서 차원에서 최고 인기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양현석. 세 사람의 카드를 고른 것에는 만족한다."
현재는 양현석 대신 윤종신이 심사위원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승철 씨, 이효리 씨는 두고 양현석 씨 자리는 돌아가면서 채우려고 했다. 윤종신 씨의 반응이 좋아서 몇 주 동안 출연 중인데 앞으로 또 다른 스페셜 게스트도 출연할 예정이다. 윤종신 씨가 심사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섬세하게 지도를 잘 해주더라."
시청자 참여가 높은 시스템이라 지지도 높은 멤버가 이미 1위와 다름없는 게 아닌가
"최종회를 3개 정도 앞두고는 전체적인 심사 비율을 바꾸려고 한다. 지역예선은 심사위원이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하지만 대국민 오디션이니만큼 국민들에게도 심사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해 처음 생방송 당시 시청자들에게 70%의 권한을 줬다. 하지만 최후의 3인 정도가 남았을 때에는 심사위원들이 정확히 봐줘야 할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비율을 조정할 생각이다.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해 달라."
본선 진출자 10명 선정 기준
"본선 진출자들을 두고 시청자 사이에서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는 시청자들이 방송 흐름에 따라 많이 움직였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10명을 선정한 심사위원들이 정확히 봤던 거다. 가수는 가정 배경 등 개인사를 통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오랜 인기를 누려온 노하우 있는 가수들이 직접 뽑았다는 점에서 본선 진출자 10인에 대한 믿음이 있다."
Mnet '슈퍼스타K' ⓒ사진=Mnet |
0세부터 99세까지 참여한 오디션인데 본선 진출자는 왜 모두 20대인가
"그 문제 때문에 나이 안배를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력 있는 이들을 뽑다보니 모두 20대더라. 보컬 트레이너들도 20대의 목소리가 가장 아름답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현재 가요계 시스템에서는 기획사에 들어가기 힘든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요계에 새 피를 수혈한다는 의미에서는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심야 생방송은 힘들 텐데 오후 11시에 방송하는 이유는
"생방송 전화 투표에 많은 대중들이 참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후 6시대 방송한다면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참여가 힘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