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별 ⓒ 홍봉진기자 honggga@ |
사실 김별을 인터뷰하기 위해 기다리면서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미안한 감정이 먼저 들었다. '댄서의 순정' '다세포 소녀' 화제작에 출연했지만 정작 그녀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았다.
흔히 여배우들은 화려한 외모로 TV에서 주목 받아 드라마 CF로 인기를 이어가거나 TV 스타의 이미지를 깨고 제2 막을 여는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다. 이미지 전쟁 같은 스크린에서 자신의 위치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많은 배우들은 연습 후 한 번의 강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작품을 찾는다.
"'댄서의 순정'이요? 저를 찾기 힘들죠. 목소리 밖에 안 나왔거든요. 선생님 밖에 누구 왔어요 라고 말하는 신이었는데 얼굴은 안 나왔어요. 저는 연기학원을 다니기보다 보조출연으로 시작해 실전에서 경험을 통해 배웠어요"
그녀가 이 같이 현장 경험을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감정을 누구한테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현장에서 스태프,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느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23살의 고등학생 연기? 느리게 걷는 중
김별은 '비상'에서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된 남자(김범 분)에 사랑의 주인공 수경 역을 맡아 데뷔 후 가장 힘든 내면 연기를 펼쳤다. 사실 그녀가 이번 작품을 한다고 할 때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다. 23살에 고등학생 연기는 너무 늦깎이가 아니냐는 것. 오히려 많은 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성인 연기자로 이미지를 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을 받았다.
"지금은 느리게 걷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래 친구들이 잘 나가는데 불안하지 않냐고 하지만 아직 어리잖아요"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그녀가 가진 꿈이 엿보였다. 김별은 자신의 장단점을 명확히 안다. 김별의 키는 160cm. 배우로서 크지 않은 키지만 그녀는 표정 연기로 승부하려 한다. 처음부터 연기자가 목표였지만 얼굴을 클로즈업해 촬영하는 뷰티 모델로 첫 발을 디딘 것도 이 때문이다.
배우 김별 ⓒ 홍봉진기자 honggga@ |
그녀는 연기는 느리게 걷지만 오히려 또래 친구들보다 많은 것을 경험했다고 자부한다. 18살에 처음으로 모델로 데뷔한 후, 부모님을 더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철이 들었다고 할까?" 아마도 그녀가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했다면 철없이 부모님의 돈에 대한 소중함을 몰랐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사실 사회에 나와서 하나 배울 것을 열 개 배웠다. 물론 하나 받을 상처를 열 개 받기도 한다(웃음). 18살 이후로는 부모님에게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 돈 관리에 대해서는 정말 철저한 편이다"
김범과 키스신? 부끄러웠어요.
그녀가 김범을 만난 것은 '꽃보다 남자' 이후다. F4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김범이 부담스러울 법하다. 김별은 "김범은 열정적인 친구였다"며 "소박하고 매너가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김범과 풋풋한 키스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부끄러웠죠. 서로 빼면서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여러 번 찍으니깐 무안하기도 했어요"
김별은 연기자로서 욕심이 많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주위를 질투하지는 않는다. 질투는 열정이 없지만 욕심에는 열정이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사람을 굉장히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스태프들과 지내면서 사람에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인색했었다. 나도 비밀을 못 지키는데 상대방이 지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방이 저에게 좋게 하든 나쁘게 하든 제가 그렇게 길들였기 때문이잖아요"
그녀는 이제 신인이란 타이틀을 떼기를 기다려 본다. 현재 그녀가 욕심내는 것은 대중들이 가지는 신뢰감이다. 대중들이 김별이라는 이름에 믿음을 가지고 작품을 봐줄 때 기다린다. 이제 그녀는 배우로서 명확한 한 발을 떼었다. 그녀의 발길이 궁금해진다.
배우 김별 ⓒ 홍봉진기자 hongg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