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진기자 honggga@ |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로 선전하고 있는 KBS2TV '수상한 삼형제'에 MBC 새 주말 드라마 '민들레가족'이 '막장' 아닌 '공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민들레가족'은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누나' '한강수타령' 등 MBC 주말극 황금기를 이끌어왔던 김정수 작가의 작품으로 세 자매를 둔 중산층 가족이 배경이다.
성실한 대기업 건설회사 임원 아버지 상길(유동근 분), 남편과 세 딸을 위해 헌신해 온 속물근성 있 어머니 숙경(양미경 분), 명문대를 졸업하고 명문가의 아들과 결혼한 첫째 딸 지원(송선미 분), 삼수 끝에 들어간 대학에서 만난 남자와 임신부터 하고 동거 중인 둘째 미원(마야 분),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막내 딸 혜원(이윤지 분)이 등장한다.
이와 함께 장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실력 있는 치과의사 맏사위(정찬 분), 장모에게 홀대당하는 작은 회사의 사원 둘째 사위(정우 분), 그리고 혜원과 러브라인이 형성될 자유로운 사고의 재하(김동욱 분)가 출연한다.
제각각 다양한 캐릭터들이지만 억지스럽진 않다. 김 작가는 현실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구성, 공감에서 비롯된 감동을 자아내겠다는 포부다.
연출자인 임태우 PD는 '수상한 삼형제'와의 경쟁에 대해 "너무 강적을 만났다"며 걱정하면서도 "이기는 것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우리 드라마의 주제인 것처럼 저희는 이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라며 은유적인 표현을 썼다.
임 PD는 이어 "'수삼'은 시청자를 즐겁게 하는 드라마인데 반해 우리 드라마는 따뜻하고 오히려 시청자들을 아프게 하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며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가 재밌다고 믿고 정직하게 그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는 배우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송선미는 20일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더 눈물이 난다"며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가 많아서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일반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정확하게 좋은 점만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 나쁜 점을 감추려고 하지도 않아 더 눈물이 나는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민들레가족'의 갈등은 거대하지 않다. 사장 승진을 목전에 뒀던 아버지가 밀리면서 겪는 가족들의 아픔, 동거 중인 둘째 딸과 다른 삶을 살길 바라는 엄마와의 갈등, 완벽한 것 같이 보이지만 불임이라는 숙제를 안고 사는 첫째 부부 등, 출생의 비밀이나 조건 없는 악역은 등장하지 않는다.
서민 냄새 나는 따뜻한 울림 있는 가족드라마를 많이 써온 김정수 작가의 내공이 '민들레가족'으로 돋보이게 될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