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 테니스장, 올림픽홀, 펜싱경기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올림픽공원 공식사이트 |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있다면? 바로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일 것이다.
체조경기장, 펜싱경기장, 올림픽홀, 테니스경기장, 우리금융아트홀(구 역도경기장), 88수변무대 등 다양한 장소가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올림픽공원은 다양한 규모의 장소가 모여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많은 가수들로부터 각광받는다.
우리나라도 어느 순간 공연이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가수들이 데뷔하고 기존 가수들 또한 쉼 없이 활동을 하게 되면서 볼 만한 공연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연말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공연이 열리면서 각 가수들마다 공연장 대관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우리나라 공연문화는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양적인 성장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발전은 놀랍다.
이런 공연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관객들에게는 공연장과 관련된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가장 많이 겪는 황당 에피소드는 뭘까. 국내 최대 공연기획사인 좋은콘서트의 최윤순 과장을 만나 공연장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장 쉽게 발생하는 사고라면 공연장을 잘못 찾아온 관객이랄까요? 올림픽공원에서 '잠실 실내 체육관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관객들이 꽤 많아요. 시작 시간 15분 남겨놓고 그렇게 묻는 분들께는 조용히 '얼른 나가서 택시 잡으세요'라고 말씀 드려요. '올림픽공원'과 '잠실'이란 이름이 혼란을 주나 봐요."
헷갈리지 않고 올림픽공원 혹은 잠실 실내체육관을 제대로 찾았다고 하더라도 드넓은 올림픽공원에서 자신이 찾는 공연장을 찾아가기는 또 만만찮은 과제다.
"펜싱경기장에서 체조경기장이 어디냐고 묻는 분들도 있어요.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공연장이 올림픽홀이다 보니 올림픽홀에서 다른 공연장을 찾는 분도 많고요. 가끔 어떤 아주머니들은 저희한테 공연장까지 데려다 달라는 말씀도 하세요."
스탠딩 공연장에서는 스탠딩석을 예매하고서는 나중에 좌석을 달라고 떼를 쓰는 관객들도 있다고 한다. 보통 1층을 스탠딩석으로, 2·3층을 좌석으로 사용하는 공연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자리를 옮기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닐 것.
"스탠딩으로 공연을 보다가 너무 힘들다며 '구석 자리라도 좋으니까 좌석을 달라'는 관객들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좌석을 구해다 드리면 나중엔 '좋은 자리로 좀 바꿔달라'는 분도 있죠."
이렇게 공연장에 관련된 직접적인 에피소드 외에도 공연장 주변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재미있다. 그 중 하나는 공연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암표상이다.
"공연장 주변에 암표 파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몇 번은 암표상이 겹치는 좌석을 팔아서 문제가 된 적이 있죠. 티켓 확인을 제대로 안 하는 관객들을 노리고 전날 티켓을 파는 암표상도 있어요."
공연장이 부족하다 보니 부족한 주변 시설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어려움도 있다. 여러 커플들이 특별한 이벤트로 공연 관람이라는 코스를 선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커플들에게는 중요한 날일 텐데 주변 편의 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져서 안타깝죠. 올림픽공원 같은 곳에서 저녁 늦게 공연이 끝나면 갈 만한 곳이 별로 없거든요. 다른 공연장도 비슷하죠. 그래도 요즘에는 CGV아트홀이나 코엑스 아티움 등 쇼핑몰과 연계된 복합 공간이 많이 생겨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