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즐기던 TV다큐멘터리들이 극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까?
지금까진 부정적이었다. '북극의 눈물' '차마고도' 등 TV에서 명품다큐라 불리던 다큐멘터리들은 극장에선 철저히 외면 받았다. 2009년 10월 개봉한 '북극의 눈물'은 1만1260명을, 2008년 8월 개봉한 '차마가도'는 1683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TV 다큐멘터리들의 극장 개봉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EBS는 '한반도의 공룡2-점박이'를 오는 12월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MBC는 '아마존의 눈물' 후속인 '아프리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도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원소스 멀티유즈 추세와 맞물린다. '북극의 눈물'은 책으로도 출간됐으며, ''한반도의 공룡' 역시 DVD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외 시장에서 판매고를 올리는 것도 극장 개봉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방송사들은 TV편과 차별을 두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꾀하고 있다. 내레이션과 음향, 편집 등을 새롭게 한다. '아마존의 눈물'은 모자이크 부분을 삭제하고 3D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개봉편은 3D로 전환을 못했지만 올 하반기에 3D 버전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의 공룡2'는 아예 3D로 개봉한다.
국내 다큐멘터리 시장은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다. '우리학교' 등 독립PD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10만명 가량을 모으며 길을 닦았고 '워낭소리'가 지난해 대박을 터뜨리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TV다큐멘터리가 이 시장에 무임승차를 하게 될지, 아니면 전체 시장을 키우면 역할을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독립PD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수년간 고생하면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와 방송사가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을 투입한 다큐멘터리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아마존의 눈물'이 독립PD와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은 위기감의 한 표현이기도 하다.
영화계에선 '아마존의 눈물' 극장판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10만명 가량 관객을 동원할 경우 시장성이 입증된 셈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교육차원에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과연 명품 다큐가 극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방송계와 영화계의 시선이 조용히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