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방송사고·게시판 폐지·결방…

김지연 기자 / 입력 : 2010.06.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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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2010 남아공 월드컵 단독 중계를 강행하면서 여러 가지 폐해가 발생,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먼저 SBS는 지난 12일 오후 8시30분부터 한국 대 그리스 조별 리그 첫 경기를 방송했다. 하지만 한국의 2대 0 승리로 경기가 끝난 직후 SBS측은 한국팀 주장인 박지성 선수와의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방송 상태가 불량해 결국 이를 내보내지 못했다.


공동 중계였다면 상관없었겠지만, SBS의 단독 중계였기에 단 한 차례의 실수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대한민국 축구팀이 첫 승리를 거머쥐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박지성 선수의 소감을 들을 수 없었다.

이뿐 아니다. 이날 SBS는 한국 대 그리스 전에 이어 오후 11시부터 우리나라와 붙게 될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중계했다.

하지만 중계가 무르익을 밤 12시40분께 화면이 약 5초간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또 한 차례 방송화면이 고르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SBS는 방송사고 직후 "현지 광회선 사정으로 방송화면이 고르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자막을 통해 사과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을 격분케 한 것은 SBS가 시청자들의 의견마저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SBS는 과거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했을 때만해도 홈페이지 하단에 시청자들이 의견을 게재할 수 있는 'SBS에 바란다' 등의 공간을 마련했으나 이번에는 철저히 없애 버렸다.

SBS가 마련한 월드컵 홈페이지(http://worldcup.sbs.co.kr/main.html)에는 'SBS에 바란다' 및 '고객센터' 등의 시청자 의견 코너가 없다. SBS메인 페이지도 그간 있던 'SBS에 바란다'와 '고객센터' 등의 공간이 어지간해서는 찾을 수 없게 꽁꽁 숨어 버렸다.

이에 의사를 펼칠 공간을 잃어버린 시청자들은 SBS '열린TV 시청자세상' 게시판을 차선책으로 삼아 의견을 펼치고 있다.

단독 중계로 SBS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와 외주 제작사들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앉게 됐다. SBS가 2010 남아공 월드컵의 단독중계를 강행하면서 주말극을 비롯한 드라마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특성상 한회만 결방돼도 시청률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드라마들의 피해가 막심할 전망이다.

한국 대 그리스의 경기가 열린 12일 오후 방송예정이었던 SBS '이웃집 웬수'와 '인생은 아름다워'가 연이어 결방됐다. 두 작품은 13일 물론 19일과 20일에도 결방이 확정, 무려 4회간 전파를 타지 못한다.

월화, 수목 드라마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14일과 15일 방송예정이었던 '커피하우스'와 '자이언트', 16일과 17일 방송되는 '나쁜 남자'도 결방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SBS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월드컵 단독중계도 좋지만 짧게는 2회, 길게는 무려 4회까지 드라마가 결방된다. 이 같은 사태로 그 피해는 출연배우와 시청자 그리고 제작자가 고스란히 떠 앉게 됐다"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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