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희순이 17일 오후 대 아르헨티나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사진=김관명 기자 |
"처음에 자살골만 안들어갔어도.."
'축구감독' 박희순은 끝내 얼굴을 숙였다.
17일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이 1대4로 지는 순간, 박희순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전반 막판 이청용의 만회골이 터졌을 때 "그래, 됐어. 청용아, 네가 일 낼 줄 알았다"며 환호했던 박희순은 그러나 결국 1대4 큰 점수차로 대표팀이 패배하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박희순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생맥주집에서 소속사 열음엔터테인먼트 김영일 대표 등 식구들과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박희순은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의 2004년 히로시마유소년축구대회 우승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맨발의 꿈'(감독 김태균) 홍보차 수십여 매체와 연속 인터뷰를 가졌다. 박희순은 '맨발의 꿈'에서 유소년축구단 감독 김원광으로 열연했다.
박희순은 전반전이 끝난 뒤 "2002년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이 PK 실축을 한 뒤 역전골을 터뜨렸듯이 오늘 후반전에는 꼭 박주영이 일을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반 17분 박주영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먹었을 때는 담배를 연신 피워댄 박희순은 곧바로 기성용의 장거리슛이 터졌을 때는 "아이구, 아까워"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전반 33분 이과인의 추가 헤딩골 때는 침묵. 그러다 이청용의 만회골이 터졌을 때는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벌떡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박희순은 그러나 후반 이과인의 아르헨티나 3, 4번째 골이 들어갔을 때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기도 했다. 박희순은 "다음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꼭 한국 대표팀이 이길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며 대표팀을 성원했다. 박희순에게도, 모든 국민에게도 이날 경기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