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영화 개봉에 고초를 겪었던 김지운 감독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운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악마를 보았다' 기자 간담회에서 "등급을 받기 위해 편집을 하다보니 와사비가 덜 뭍은 생선 초밥을 먹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악마를 보았다'는 잔혹한 장면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한 때 개봉이 불투명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이 원래 버전에서 다시 편집해 개봉을 이틀 앞두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김지운 감독은 "스포일러 가능성이 있어 어떤 장면을 편집했는지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1분 30여초 정도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을 하다보니 육질의 맛은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그래도 전체적인 두 사람 구도에서 크게 상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지운 감독은 "컷팅된 부분들이 영화의 기운들, 특히 두 분의 명연기에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을 맡은 손범수 아나운서가 "아쉽거나 섭섭하지는 않았냐"고 묻자 "머리 속에 있는 말과 마음 속에 있는 말이 다를 수 있다"면서 "가슴 속에 있는 말은 평생 가져갈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지운 감독의 이 같은 말에 이병헌은 "와사비가 범벅인 것 같았다"면서 "김지운 감독님은 가슴 속에 있는 말은 정말 평생 가져갈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악마를 보았다'는 살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최민식 분)와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복수를 감행하는 한 남자(이병헌 분)의 대결을 그렸다.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