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vs '악마', 3가지 관전 포인트는?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8.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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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주연의 '아저씨'와 이병헌 최민식 주연의 '악마를 보았다'가 드디어 맞붙는다.

12일 우여곡절 끝에 '악마를 보았다'가 개봉했다. '악마를 보았다'는 두 차례 제한상영가등급을 받은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관객과 만나게 됐다. 지난 4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의 대결은 여러모로 흥미진진하다. 대박영화가 실종된 올 여름 한국영화가 모처럼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보면 안된다는 두 영화 관전 포인트를 비교 분석했다.

#꽃미남 판타지 액션 vs 피비린내 나는 잔혹 복수극

'아저씨'는 원빈이라는 꽃미남이 등장하는 액션영화다. 납치된 옆집소녀를 구하기 위해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 벌이는 활약상을 그렸다. '아저씨'의 9할은 원빈의 몫이다.


총알이 난무하는 빈약한 스토리, 뼈를 꺾는 과격한 액션은 원빈이 하기에 판타지가 된다. 세상과 단절된 한 남자가 유일하게 소통하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일어선다는 이야기는 원빈이 했기에 탑에 갇힌 공주를 구하는 백마 탄 왕자님 스토리가 됐다.

꽃미남 판타지 액션이기에 '아저씨'에 대한 여성관객들의 호응은 상당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20대 여성이 움직이면서 일주일만에 150만 관객 동원이 가능했다.

이에 맞서는 '악마를 보았다'는 참혹한 잔혹 복수극이다. 연쇄 살인마에 약혼녀를 잃은 국정원 요원이 범인을 찾아내 똑같이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제한상영가 논란이 일었듯 잔혹함은 '아저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실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에 폭력의 수위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다만 '아저씨'가 원빈에 의해 희석됐다면 '악마를 보았다'는 최민식과 이병헌에 의해 보다 과하게 느껴지는 탓이다. 판타지와 리얼의 차이다.

'악마를 보았다'는 폭력의 리얼한 묘사와 강간의 구체화 등 마초적인 시선 때문에 여성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끼지 쉽다. 그럼에도 호기심에 극장을 찾는 관객이라면 찬반을 떠나 악마를 보았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할 만하다.

#원빈 원맨쇼 vs 이병헌 최민식 시너지

'아저씨'는 원빈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 간다. 꽃미남에 몸은 짐승이라는 이른바 '꽃짐승'의 포스를 작렬한다. 그런 만큼 이야기는 단선적이지만 몰입하기는 쉽다.

원빈만의 이야기라는 점은 '아저씨'의 장점이자 한계이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볼거리를 원하는 관객에 더할 나위 없는 즐길 거리이다. 비록 액션이 감정을 대변할 정도는 아니지만 액션이 주는 쾌감은 남성관객들에게도 즐거움이다.

반면 '악마를 보았다'는 최민식과 이병헌, 두 배우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연쇄살인범으로 광기를 드러내는 최민식은 5년만의 상업영화 복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명불허전이다. 악마를 쫓으며 스스로 악마가 되가는 이병헌은 멜로와 액션, 감정의 삼박자를 드러내는 배우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김지운 감독은 두 배우의 잦은 클로즈업으로 감정을 극대화시켰다.

물론 리얼함이 주는 불편함은 '악마를 보았다'가 관객이, 특히 여성관객이 꺼릴 요소이다. 특히 여고생 강간신과 여자 살인범 강간신은 불편함을 더하게 만든다. 각오를 하고 본다면 그 이상의 긴장감을 주긴 한다.

#CJ vs 쇼박스, 양대 메이저 대결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는 한국 메이저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가 각각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그동안 CJ엔터테인먼트가 독주 체제를 갖춘 데 반해 쇼박스는 침체를 면하지 못했다.

매년 여름 두 회사는 일주일 간격으로 기대작을 개봉하면서 맞불 작전을 펼쳤다. 눈치 싸움도 치열했다. 올해도 쇼박스는 '악마를 보았다'가 제한상영가를 받았음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것이라 확신하고 프린트를 준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 경합은 점점 상업성이 강한 영화를 선호하게 된 CJ엔터테인먼트와 그와는 좀 다른 영화로 승부하려는 쇼박스의 대결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영진위 집계에 따르면 12일 현재 '아저씨'는 400개, '악마를 보았다'는 450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악마를 보았다'는 심의가 늦는 바람에 예매도 '아저씨'보다 크게 밀렸다. '아저씨'는 볼만하다는 입소문이 이미 형성된 반면 '악마를 보았다'는 시사회도 늦었지만 평이 갈린다는 게 불안한 점이다.

'아저씨'는 러닝타임이 119분이며, '악마를 보았다'는 143분이다. 상영횟차에선 '아저씨'가 유리하다. '아저씨'가 상영 2주차이다. 통상 개봉 첫 주 영화가 유리하지만 '악마를 보았다'는 노출 시기가 너무 적었다. 진정한 승부는 '악마를 보았다'에 입소문이 돌 8월 둘째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 영화 중 어떤 영화가 승리할지, 아니면 원투 펀치로 쌍끌이 흥행을 이룰지,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나란히 흥행한 지난해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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