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 예쁘지도 않은데 자꾸 떠오르네. 이 여자, 왜 화낼 때 더 예뻐 보이지?"
아주 잘 생겼다. 돈도 많다. 심지어 불쑥불쑥 나타나고 쫓아다니며 이런 말까지 툭툭 내뱉는다. 설레지 않을 여자가 몇 명이나 될까.
현빈이 안방극장에서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송두리째 삼켜버렸다. 지난 13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새 주말극 '시크릿가든'(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 권혁찬)을 통해서다.
'차가운 도시 남자'이지만 남들이 모르는 순수한 면모를 지녔다. 업계 1위 백화점 사장인 김주원이다. 말 그대로 '엄친아'. '모태재벌' 김주원이 우연히 무술감독을 꿈꾸는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 분)을 만났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화하려 한다. 첫 눈에 사랑에 빠져버렸다.
길라임, 특출 난 미모로 화장품 샘플만 발라도 얼굴에서 빛이 난다. 몸매도 끝내준다. 반면, 여성미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고집도 세다. 친구와 월세 30만원짜리 방에 살며 자신의 꿈을 키운다. 우연히 만난 김주원, 하나님이 이 인간을 만드시다 깜빡 조신 게 분명하다고 여기고 있다. 시나브로 그가 마음에 스며드는 걸 직감한다.
총 2회를 방송한 '시크릿 가든'은 김주원과 길라임의 운명적인 사랑을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사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소개된 신데렐라 이야기는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특별하다.
현빈이라는 배우가 뿜어내는 사랑의 눈빛, 이건 마성이다. 비단, 현빈의 사랑연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KBS 2TV 드라마 '눈의 여왕',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했다. 더욱이 실제 그를 사랑에 빠지게 한 2008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까지.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송혜교와 실제 사랑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현빈. 그래서일까. 그가 그려내는 사랑이야기가 예사롭지 않다. 따사로운 그 눈빛, 말투, 손동작 하나에서도 사랑의 기운이 묻어난다. 섬세하다 못해 세밀해졌다.
사랑은 감기와 같아서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듯, 이 드라마에서 현빈이 하지원, 아니 김주원이 길라임을 바라보는 눈빛은 '말도 안될 사랑에 빠진 운명'을 말하고 있다. 한층 성숙해졌고, 한층 깊어졌다. '현빈표' 사랑연기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사랑 연기 뿐 아니다. 오만한 김주원의 엉뚱한 행동까지, 코믹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 역시 현빈의 연기력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년 개봉예정인 한미합작 영화 '만추'에서는 탕웨이와 또 어떤 모습의 '현빈표' 사랑연기를 선보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