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3차공판, 결정적 단서없이 제자리걸음 속 끝(종합)

가수 MC몽.ⓒ임성균 기자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MC몽(31·본명 신동현)의 3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결정적 증언 없이 그를 둘러싼 논란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MC몽은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 519호 법정(형사5단독 임성철 판사)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공판에는 증인 3명이 출석해 MC몽의 발치로 인한 군 면제 과정에 대해 진술했다.


이날 공판은 2004년 MC몽의 신체검사부터 면제 판정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중점으로 이뤄졌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검찰 측이 주장한 MC몽의 35번 치아의 고의발치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대별로 전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2004년 발치를 시점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증인으로는 MC몽의 47번 치아를 발치한 치과의사 반 모씨를 소개한 이모씨와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한 모 종합병원 치과의사 이모씨, 전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 군의관 이모씨가 출석했다.

가장 먼저 증인석에 선 소개자 이씨는 지난 2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의 일방적인 수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는 "MC몽과의 식사자리에서 그의 치아상태를 보고 단순히 아는 치과를 소개시며 잘 해줘라고 말했을 뿐인데 경찰 조서에는 'MC몽이 원하는대로 다 해줘라'라고 적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씨는 "당시 6시간이 넘는 경찰 조사에서 경찰 담당관은 '별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잘해줘라는 말과 원하는대로 해줘라는 말이 같은 것 아니냐'며 유도심문을 했다"며 긴 수사에 지쳐 수긍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차 공판 때 5명의 치과의사의 진술과 같은 상황으로, 경찰은 강압적 수사에 대한 논란에 다시 휩싸이게 됐다.

이에 검찰 측은 "경찰 수사 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등 다소 오해의 여지가 있다. 당시 경찰 수사관의 진술서를 새로운 증거로 제출한다"고 말했다. 판사 또한 "핵심이 아닌 사안이 등장해 재판의 중심이 흐트러질 수 있다.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양 측에 당부하기도 했다.

가수 MC몽.ⓒ임성균 기자

이날 검찰 측은 관련 의료법에 대해서 허점을 드러냈다. 검찰은 2006년 11월 MC몽에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 이씨에 "진단서에는 MC몽의 치료 기록이 안 적혀 있다. 왜 MC몽의 치료 병원이 아닌 3차 의료기관(종합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 받았냐"고 물었다. 진단서를 발급받기 이틀 전, MC몽은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35번 치아를 발치했지만 병사용 진단서에는 이에 대한 아무런 기록이 적혀있지 않다.

이씨에 따르면 국내 의료법상 병사용 진단서의 경우, 1차(의원), 2차(일반 병원)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은 진단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이씨는 "3차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진단서로는 객관적인 치료 내용을 알 수 없다. 의사가 이를 유추해 적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검찰은 의료법과 관련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인상을 풍겼다.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병무청 중앙신체검사소 전 군의관 이씨는 MC몽의 45번 치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치아저작기능점수 판정시 이를 상실한 것으로 판정, 기재했다고 고백했다. 이날 이 모씨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파노라마 엑스레이 결과 상실이 아니였음에도 당시 잘못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은 "연예인의 신분이라 눈에 띄는 검사였을 것일 텐데 오판했냐"고 묻자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실수를 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45번 치아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것이기에 재판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부분이다.

검찰에 따르면 1998년 MC몽은 현역 1급 판정 당시 치아 4개를 발치한 상태였으며, 2000년 10월 치아 1개 발치, 2003년 5월 치아 2개 발치했다. 이후 치아 1개 파절(시기 불분명), 2004년 8월 치아 2개 발치, 2006년 12월 치아 1개 발치한 결과, 2007년 7월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3차 공판은 검찰 측이 MC몽의 병역기피에 대한 별다른 정황을 확보하지 못한 채 끝났다. 이에 증인석에 아직 서지 않은 35번 치아를 발치해준 의사 등 결정적 증인들의 진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재판이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또 검찰 측은 MC몽에게 8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치과의사 정모씨와 그의 위임인 김모씨, 담당 경찰수사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해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병역기피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MC몽, 그를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MC몽의 4차 공판은 2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19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