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걸스데이, '슈퍼스타K' 출신 장재인, 존박, 강승윤, 아이유(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지난해에 이어 아이돌 열풍이 올해에도 계속된 가운데 굵직한 신인들과 기성 가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며 열띤 경쟁을 펼쳤다.
여기에 전 국민의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엠넷 '슈퍼스타K'의 예상치 못한 선전, 스마트폰의 대중적인 보급은 트위터 열풍을 이끌며 가요계의 트렌드를 바꿔 놓았다.
K-POP 열풍으로 아시아를 휩쓴 올해는 내년으로 무대를 옮긴다. 내년 가요계는 개성과 능력으로 충만한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보다 다채로운 음악들이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가 조영수 방시혁 이민수 용감한형제 신사동호랭이 등 가요계 히트 작곡가들과 만나 2011년 가요계를 미리 내다봤다.
◆ 아이유 가능성에 큰 기대..빅뱅 신드롬도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입을 모아 소녀가수 아이유의 내년 활약에 큰 기대감을 전했다. SG워너비, 오렌지캬라멜, 허각 등을 통해 올해도 많은 히트곡을 남긴 작곡가 조영수는 기성 가수 중 아이유, 성시경, 오렌지캬라멜을 기대되는 가수로 손꼽았다.
조영수는 "아이유는 어린 나이에도 탁월한 가창력과 빼어난 곡 해석력을 갖고 있는 만큼, 점점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만나 세대를 초월한 가수로 성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성시경 특유의 발라드와 오렌지캬라멜의 잠재적인 가능성이 내년 가요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며 "이 세 팀의 내년 활약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방시혁은 주목하고 있는 가수로 미쓰에이와 빅뱅을 꼽았다. 방시혁은 "올해 미쓰에이는 데뷔 후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며 " 다만 두 번째 싱글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또 수지의 놀라울 만한 매력이 아직 대중에게 제대로 어필된 것 같지 않다. 때문에 과연 이 친구들이 내년 인지도와 인간적 매력을 바탕으로 넘버원 그룹으로 발돋움할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방시혁은 빅뱅의 활약도 주목해 볼만하다고 강조했다. 방시혁은 "빅뱅은 새로운 도약이냐 기존 아이돌그룹의 길을 답습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며 "빅뱅은 그간 기존 아이돌그룹에서 많이 탈피해 신선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진짜 궁금하다"고 털어놨다.
방시혁은 또 "특정 가수가 아닌 내년에도 역시 많은 걸그룹들이 나올텐데 과연 진짜 스타가 또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개인적으로 아이돌 시장에 포화라는 건 없다고 본다. 언제나 대체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걸그룹 중 진짜 스타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밝혔다.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아이유의 '좋은날' 등의 빅히트곡을 만든 이민수는 빅뱅, 2AM, 아이유에 기대를 전했다. 그는 "오랜만에 컴백하는 빅뱅이 내년 가요계 트렌드를 이끌며 큰 활약을 할 것 같다"라며 "'발라드를 부르는 아이돌' 이미지를 굳힌 2AM의 향후 활동과 이미 다양한 뮤지션들로부터 음악적 가능성을 인정받은 아이유도 내년 가요계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손담비 애프터스쿨 씨스타를 히트 가수 반열에 올린 작곡가 용감한형제는 비스트의 거친 매력에 다비치의 감성 보컬, 아이유의 다양한 가능성을 2011년 가요계의 핵으로 선정했다. 그는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비스트는 내년 색다른 모습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 같다. 또 다비치, 아이유의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성도 내년 가요계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걸그룹 미쓰에이(왼쪽)와 씨스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히트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다양한 장르의 숨은 고수들을 2011년 가요계의 기대주로 꼽았다. 비스트 포미닛 아이유 등 아이돌 음악의 작곡가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는 예능으로 쌓은 인지도와 뛰어난 실력이 결합한 슈프림팀과 아이돌 홍수 속에서 '고백'이란 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김C의 뜨거운 감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두 사람이 결성한 듀오 원모어찬스의 로맨틱한 서정성에 한 표를 던졌다.
◆ '슈퍼스타K' 출신들 복병..걸스데이 활약도
내년 가요계에도 기성 가수들의 컴백이 줄을 이을 전망이지만, 실력파 신인 가수들의 반격도 매섭다.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올해 가요계는 기막힌 반전을 경험한 만큼, 내년에도 신인 가수들의 활약은 신선함을 안길 전망이다.
설문에 임한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을 내년 가요계의 가장 핫한 이들로 꼽았다. 이미 각종 음원을 통해 그 인기에 대한 검증을 치렀지만, 이들이 정식으로 가요 기획사와 계약한 뒤 보여줄 새 모습에 큰 기대가 간다는 것이다.
조영수는 "허각을 비롯한 '슈퍼스타K' TOP11 모두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라며 "올해 가장 큰 반전이었던 이들의 선전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 중 강승윤의 스타성을 높이 산 작곡가들이 많았다. 이민수는 "아이돌 이미지에 록 음악에 대한 느낌이 어우러져 윈윈효과를 낼 것 같다", 신사동호랭이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보컬과 감성이 기대를 갖게끔 한다. 엉뚱한 기획으로 재능이 남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걸그룹 걸스데이도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신사동호랭이는 "데뷔 때 귀엽고 깜찍한 노래로 주목받았지만, 후속곡에서 세련된 이미지로 변신하면서 정말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다른 매력이 더해진다면 굉장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민수 역시 "걸스데이의 가창력과 세련된 느낌은 다른 걸그룹들과 차별화된다"라며 "가창력이 뛰어난 그룹 써니힐도 내년 가요계의 주목을 받을 것 같다"라고 했다.
용감한형제는 개성넘치는 걸그룹들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미쓰에이, 씨스타, 레인보우 등 성공적인 데뷔를 알린 이들의 색다른 모습이 기대된다며, 내년 가요계를 이끌 트렌드세터로 이 세 걸그룹을 꼽았다.
◆ 후크송 사라지고 新감각 복고음악 큰 인기
작곡가들은 지난 몇 년간 가요계를 지배해온 후크송의 열풍이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고 했다. 반복되는 노랫말과 댄스 리듬 등이 어우러져 음악팬들에 중독성을 느끼게 했던 후크송은 내년 멜로디가 부각된 편안한 노래들로 모습을 바꿀 전망이다.
조영수는 "후크송이 많이 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너무 비슷한 노래들이 많이 나온 상태이고, 이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나올 시점이다"라며 "포크 혹은 록이 가미된 음악들이 멜로디 위주의 가요계를 이끌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기계음을 섞은 오토튠 사운드의 활용도도 급격히 줄어들 예정이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은 신선한 느낌의 감각적인 퓨전 장르 혹은 차분한 복고 음악이 가요계 열풍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반면 방시혁은 "매년 연말이 되면 같은 질문을 받는데 지금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현재 내 생각"이라며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요즘 음악 차트마다 성적이 다르고 그 순위도 매일 바뀐다. 신뢰를 갖고 충성도를 가질만한 곡이 없다"며 "올해 1년은 작곡가 입장에선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없었다는 느낌이다. 모두들 새로운 걸 찾고 있는데 그런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작곡가적 입장에서 다음 행보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수는 "자극적인 음악에 대중은 금세 지치고 만다. 가창력과 멜로디, 리듬이 탁월한 노래들이 젊은이들에겐 신선함을, 나이 든 세대들에겐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며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도 화두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용감한형제는 '블랙트로니카'란 퓨전장르의 음악을 택했다. 그는 "흑인음악과 일렉트로니카가 결합한 노래들이 내년 대거 쏟아질 것"이라며 "블랙아이드피스 등 팝그룹이 갖는 신선한 느낌들에 특이한 분위기의 그룹들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신사동호랭이는 대중참여형 음악의 인기로 '공감'을 강조했다. 신사동호랭이는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감상용 음악이 아닌 참여하는 음악이 뜬다"라며 "대중이 직접 문화에 참여하는 UCC열풍 등을 염두에 둔 쉽고 간결한 음악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2011년 가요계의 흐름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