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고은 작가 |
살아서는 '무명'(無名)이었지만 세상을 떠나자 '유명'(有名)해졌다.
지난달 29일 생활고와 지병으로 숨진 채 발견된 고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두고 말들이 많다.
애도를 표하는 이들을 비롯해 젊은 작가들의 생업을 보장해야한다는 업계의 자성까지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여성 작가들에게는 밥 줄 남편이 필요하다"는 글마저 같은 작가 세계에서 나올 정도다.
한 남성 작가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우울한 죽음이다. 유언이 남은 밥 좀 주라는 것이었다고 한다"라며 "예술에도 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정을 받지 못한 예술가라도 최소한 밥을 공급해줄 사람은 확보해 놓아야 한다. 부모이든 남편이든. 예술을 위해 굶어 죽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예술은 아닌 것 같다"라고 글을 남겼다.
또 "일전에도 썼지만 문학계에 여성작가가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생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팔리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부모 또는 남편이 있기에"라는 발언까지 해 비난을 샀다.
'사자'(死者)는 말이 없는 데 산 사람들만 이러쿵저러쿵 말만 많은 형국이다. 고인의 생전 이 같은 '폭발적 관심'이 있었더라면, 이 재능 있는 젊은 작가는 32세 짧은 생을 무관심과 방치 속에 마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배고픔과 아픔이 없는 하늘에서, 자신에 대한 '설왕설래'를 보며 고인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알아줘서 고맙다'고 할까,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할까. 씁쓸한 미소를 짓지는 않을까.
"그동안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었습니다. 남는 밥과 김치가 있으면 저희 문 좀 두들겨 주세요."
고 최고은 작가의 유서가 돼 버린 '쪽지'글이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