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이 현재 방송가에 거세게 불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신해철은 31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오디션 토론 열풍의 명과 암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 이같이 밝혔다.
신해철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안을 제시한다면 일정한 정도의 가치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시스템의 악덕이 그대로 반영이 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해철은 "제가 대학가요제 출신이다. 그 전에 강변가요제 나가서 한 번 떨어졌다"며 "대학가요제 나간다는 건 그 당시 종로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배신 행위였다. 몰래 나갔는데 대상을 받은 바람에 용서를 받았다. 당시 대학가요제란 대학가의 음악이 기존 가요계와 달라 새로운 걸 보여주는 창구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해철은 "그러나 (방송국은) 여전히 시청률에 쫓기는 대박 장사 말고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으며 "PD는 반 비즈니스맨이자 '쟁이'인데 비즈니스맨만 있고 쟁이는 없다. 하는 게 똑같아진다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회 제공 측면에도 의문을 제기하며 "노래하는 사람만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닌데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부 가수 오디션이다. 기타리스트나 드러머를 뽑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해철은 "대중이 보컬과 반주로 파악하는 건 음악 발전에 좋은 건 아니었는데 그런 걸 심화시킨다"며 "오로지 보컬리스트. 가장 화려하고 돈이 되고 장사가 되는 사람만 일단 뽑는다. 다크호스를 뽑아 5년 뒤를 보는 게 아니라 당장 메인스트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말했다.
신해철은 또 최근 불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의 이유에 대해 "현재 대중은 복제품부터 똑같은 스타일을 공급받을 뿐이지 결정할 수가 없다. 새로운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답답함. 이런 욕구불만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대중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이정도의 폭발력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앞으로 폭발력이 더하면 더했지 이보다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00분 토론'에 나올 때마다 독특한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해철은 이날 다소 평범한 의상으로 또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에 대해 "밥줄이랑 관련된 분야에선 오버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신해철 외에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음악감독 박칼린, 탁현민 성공회대 신방과 겸임교수와 하재근 문화평론가가 참석해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