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이제 아역 아니라 배우이고 싶어요"(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04.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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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심은경이 돌아왔다. 미국 피츠버그로 유학을 떠난 지 1년. 심은경은 새 영화 '써니'(감독 강형철) 개봉을 앞두고 잠시 한국을 찾았다.

어머니와 함께 스타뉴스 사무실을 찾은 심은경은 18살 소녀다운 앳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이를 무색할 만큼 연기와 자신에 대한 생각이 오롯이 차 있었다.


'태왕사신기'에 이지아 아역으로 데뷔해 서태지 굴욕녀를 거쳐 '불신지옥'

퀴즈왕' '로맨틱 헤븐'에 이어 '써니'까지, 심은경은 아역 꼬리표를 떼도 무방할 만큼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장진 감독은 심은경을 가리켜 "감독이 배우의 연기를 볼 때 전율을 느낄 때가 있다. 바로 '로맨틱 헤븐'에 심은경이 그렇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형철 감독은 "심은경은 이미 완성된 배우"라고 했다.


그랬던 심은경은 지난해 돌연 유학을 택했다. 연기에 회의를 느낀 것일지, 좋은 배우를 잃을 수 있단 생각에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은 걱정이 컸다.

"지난 6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쉰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감정적으로 건조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기도 했구요." 낯가림이 심한 편이지만 한 마디를 하면서도 상대의 눈을 피하지, 아니 놓치지 않았다.

심은경은 "뭔가에 불안해하고 내 인생에 학생이란 기간이 있었으면 한단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써니'는 유학을 준비하던 심은경의 발을 1년 늦춘 작품이다. 고교시절 칠공주였던 아줌마가 친구들을 찾아가면서 현재를 긍정하게 만든다는 내용. 심은경은 주인공 나미(유호정)의 어린 시절을 맡아 벌교에서 서울로 전학와 흥분하면 걸쭉한 사투리를 쓰면서도 어리바리한 역할을 맡았다.

"유학을 가려고 준비 중인데 '써니' 시나리오를 받고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원래 가려던 학교를 못 가게 돼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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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심은경에게 '써니'는 처음으로 어머니 품을 벗어난 작품이기도 했다. 그동안 연기지도와 모니터에 늘 동행하는 어머니가 상당한 몫을 했다. 그러나 '써니'에선 심은경은 오로지 강형철 감독과 둘 만의 소통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첫 독립이다.

심은경은 "영화를 찍기 전에 강형철 감독님이 넌 아역이 아니다. 하나의 배우다,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어머니에게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라고 했다. 심은경은 처음에는 어머니에게 묻지 않는 게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만들어지고 상상하게 되는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인터뷰 할 때 곁에 있던 어머니가 조심스럽지만 "또래들처럼 어머니에게서 독립하거나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냐"고 물었다. 심은경 어머니는 "제가 있어서 불편하면 자리를 피하겠다"고 했다.

심은경은 손사레를 치며 "독립이란 상상 자체를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제 옆에 엄마가 있고, 그게 너무 당연한 거죠. '써니'를 할 때 불안해서 감독님 몰래 엄마한테 물었더니 오히려 "묻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너무나 당연한 엄마, 심은경은 특유의 끝을 올리는 말투도 "엄마를 닮았다"고 했다.

심은경은 "어릴 적에 워낙 숫기가 없어서 연기를 시작했는데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어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엄마가 그만 하자고 했더니 제가 '나 TV 나올 때까지 하고 그만 둘거야'라고 했더래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연기가 마냥 즐겁지 만은 않았다. 심은경은 "연기할 때는 무아지경에 빠지지만 현실에 돌아오면 고민할 게 많았다"고 했다. 유학을 결심한 것도 그런 고민의 연장선이었다. 심은경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엄마 품을 떠나 홈스테이를 한다.

혼자 준비하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 식사를 챙긴다. 가끔 연기를 했던 아이인가 싶을 정도다. 독립을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 독립하게 됐다. 연기자로서도 홀로 서는 경험을 했고, 생활에서도 홀로 서게 됐다. 엄마는 그런 딸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심은경은 '로맨틱 헤븐'과 '써니'에서 첫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연기를 했다. 정작 자신은 아직 첫사랑이 없단다. 심은경에게 미국 유학은 첫사랑도, 잃었던 학창 생활도, 연기에 대한 고민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심은경은 "연기 감을 잃지 않도록 방학 때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하고 싶어요"라며 "일단 고교 졸업이 목표인데 할 수만 있다면 대학도 가서 영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라면서 배시시 웃었다.

마침 심은경이 귀국한 뒤 서태지와 이지아의 비밀 결혼과 이혼이 떠들썩했다. 애굳은 심은경을 연루시키는 루머까지 떠돌았다. 본인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힘들 법도 하지만, 오히려 어머니는 감사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심은경에게 "네가 복 받은 아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그 덕에 영화를 더 알릴 수 있지 않니"라고 말했다. 심은경은 "희한한 우연이지만 여전히 서태지 팬"이라며 웃고 말았다.

심은경의 미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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