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을 수상한 '나는 가수다'팀(위)과 2011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1박2일'팀 ⓒ사진=이동훈 이기범 기자 |
'그'가 없을 때부터 예상은 했다. 최근 몇 년간 누가 대상을 수상할지 큰 관심을 모았던 연말 방송사 연예대상 시상식이 긴장감 없이, 그렇다고 큰 이변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2011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대상격인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이어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녀 최우수상에 유재석, 박미선이, 코미디·시트콤부문 남녀최우수상에 김갑수, 윤유선이 선정됐다.
'나는 가수다'가 올해 MBC를 비롯해 예능가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고 그 공로를 인정받는 데 이견은 없지만 '시상식'이라는 전체 틀을 놓고 봤을 때 긴장감은 별로 없었다. 시상식에 앞서 이번부터 대상을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 주겠다고 MBC가 밝혔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2011 KBS 연예대상은 당초 발표한 대상 후보 대신 '해피선데이-1박2일'에 대상을 안겨 논란을 불렀다.
KBS와 MBC의 이러한 팀에 대한 시상으로 연말시상식에서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은 느낄 수 없게 됐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사람들에게 보은차원에서 상을 수여한다는 '대승적 취지'는 이해 못하는 게 아니지만 연말시상식이 방송국 내부 사내시상식이 아닌 이상 끝까지 시청자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안길 수는 없었을까.
방송사들의 '배려'와 '무고민'은, 최근 몇 년간 강호동과 유재석의 박빙 승부로 관심을 모았던 연말 예능시상식을 김새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1박2일', '무릎팍도사', '스타킹', '강심장'등 각 방송사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이끌던 강호동이 연예계를 잠정 은퇴하면서 그 경쟁자 유재석에게 연말 대상의 영광이 돌아가리라 예견됐지만 방송사들은 '작은 고민'마저 하려하지 않고 그냥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한 해 가장 큰 축제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큰 이변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2011 MBC 방송연예대상의 경우 유재석에게 최우수상을 안김으로써 '적절한 보상'의 모양새는 취했다. 하지만 대상감에게 대상을 주지 않음으로써 정작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수상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겼다. 배려가 피해를 만든 꼴이다.
4년 넘게 이어져 온 강호동-유재석의 대상 수상 레이스를 바꾸고 싶었다면, 다른 열심히 한 사람에게 최고상을 안기면 된다. 그러면 작은 감동이라도 안길 수 있다. 하지만 모양새는 취하면서 고민은 하지 않는 '꼼수'를 부리면서 '시상식'의 긴장감, 재미, 감동, 이변은 없어졌다.
30일 방송3사 중 마지막으로 SBS가 연예대상 시상식을 진행한다. 대상 후보는 유재석 이승기 김병만 이경규다. 강호동이 없는 연말 예능시상식에서 SBS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