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왼쪽)와 강호동 ⓒ스타뉴스 |
8일 방송된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혀 다른 멤버들은 물론 이를 접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죽고 싶은 고통이 따랐고, 녹화 중에도 이를 중단하고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는 했다"고도 말했다.
'남자의 자격'을 비롯해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에서 호통을 치며 당당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 모습만을 통해서 이경규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번이라도 생각했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같이 촬영하는 '남자의 자격'멤버들도 몰랐으니 말이다.
이경규는 국내 '예능의 전설'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서 '몰래카메라', '양심 냉장고' 등 인기 코너를 만들어 내며 수년 간 '예능의 황제'로 군림했다. 그러다 5년 넘는 침체기를 겪고 지난 2010년 2010 KBS 연예대상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시 그의 수상에 '예능 전설의 부활'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남자의 자격'에서 선보인 라면이 상품화 돼 '대박'을 내는 등, 부활한 황제의 앞날을 탄탄하고 화려해 보였다. 그런 그가 이유 없는 불안, 초조를 동반하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1인자'의 길이 고난과 역경의 연속임을 보여준다.
이경규가 발굴, 유재석과 예능계를 양분했던 강호동도 그러한 예 중 하나다. 강호동은 국세청 세금과소납부 논란과 관련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연예계를 잠정 은퇴해 충격을 안겼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강심장',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 지상파 3사 인기예능프로를 진행하던 그였기에 파장은 컸다. 하지만 강호동은 미련 없이 떠났다.
'국민MC'로 불리며 남녀노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로서는 데뷔 10년 만에 닥친 '세상의 손가락질'이 당황스럽고 힘들었을 것이다.
8일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의 공황장애 고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그에 앞서 실험카메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제작진은 "PD교체로 멤버들 교체가 따를 것"이라며 멤버들을 넌지시 떠보았다. 다들 자신들의 '살길'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지만 이경규는 달랐다.
그는 "다른 멤버들이 떠나고 내가 남아서 계속해 진행한다면 시청자들은 형제라고 강조하던 '남자의 자격'의 진정성이나 도덕성을 의심할 것이다. 멤버들이 관둔다면 나도 그만 두겠다"라고 밝혀 감동을 안겼다.
'1인자'는 되기도 어렵지만 이를 유지하기도 힘들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안기는 이경규와 강호동, 그리고 그들의 힘든 속내는 '1인자'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한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이겨내고 오늘도 웃음을 건네는 모든 '1인자'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