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임시완, 김유정, 여진구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를 품은 달', 아름다운 궁중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슬며시 미소가 머금어지는 어린 주역 3인방, 여진구, 김유정, 임시완이 고운 한복을 입고 설 인사를 전했다.
시청률 20% 중반을 넘어 고공행진중인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초반 인기 행진의 일등공신이 바로 이들. 무려 6회를 책임졌지만 '더 이상 아역이 아니다', '아역 분량을 늘려 달라'는 열화와 같은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터다.
여진구는 사랑 앞에 모든 걸 거는 조선의 세자 이훤 역으로, 김유정은 미모와 지성, 교양을 두루 갖춘 비운의 여주인공 허연우 역으로 아름답지만 가슴 아픈 사랑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미 연기 잘 하는 아역 스타로 이름이 높던 두 사람이지만 이번엔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반면 제국의 아이들 멤버 임시완은 나이는 제일 위지만 연기는 초보. 첫 드라마 도전에서 연우의 오빠이자 초천재 꽃선비 허염 역을 맡아 '허염앓이' 열풍을 일으켰다.
첫 방송이 나간 뒤 이어진 폭풍 반응에 얼떨떨해 하면서도, 실감조차 못한 채 촬영을 이어가야 했던 세 사람.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빛깔 고운 한복을 갖춰 입었다. 같은 한복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러나 세 사람의 풋풋한 미소만큼은 여전했다.
여진구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 여진구 "새해 소망은 키 크는 것..'나는 이병헌이다' 생각하고 연기했죠"
"안녕하세요. 여진구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2012년은 항상 유쾌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까무잡잡한 얼굴과 굵직굵직한 이목구비, 변성기가 지난 낮은 목소리.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무서운 중학생 여진구다. 이제 중3, 초등학생도 한다는 연애도 아직 한 번 못한 모태솔로건만 "잊어 달라 하였느냐. 미안하다. 잊으려 하였으나 너를 잊지 못하였다"는 나지막한 고백에 보던 누나들이 그만 '꺄' 소리를 지르며 넘어갔다. 생글생글 활기 넘치는 미소는 발랄한 10대 그대로건만, 극에서의 집중력과 눈빛을 보면 "네가 왜 중3이더냐"는 누님들의 탄식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직 실감은 못했는데, 많은 응원 메시지나 관심과 사랑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하고요, 사과 응원 메시지에 힘을 입어서 열심히 촬영 끝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정이는 정말 연기를 잘해요. 여성스러운 것도, 소년 같은 것도 다 할 수가 있죠. 오랜만에 봤더니 더 쾌활해졌더라고요."
그리고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여진구표 미소 한 방.
여심을 홀린 문제적 장면의 키워드는 바로 이병헌. 대본을 보고 오글거려 경악을 금치 못하던 여진구에게 김도훈 PD는 "이병헌이 돼라"고 주문을 했다. 여심을 쥐락펴락 할 줄 아는 남자가 된다는 이야기에 여진구는 바로 감을 잡았다고.
"제가 살면서 평생 한 번도 안 해본 이야기였어요. 제가 그런 말을 언제 해봤겠어요. 오글거림을 꾹 참고 했어요."
여진구의 새해 소망은 모태솔로 탈출도, 드라마 대박도 아닌 키 크기. 현재 키가 172cm 쯤 됐다며, 180cm만 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또 다시 회심의 미소 한 방. 본인은 그냥 웃는 거라지만 그 미소에 그만 홀린 누님들은 분명 화답할 것이다. "진구야 괜찮아! 누나가 기다릴게~"
김유정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 김유정 "새해엔 중학생..지금보다 연기도 공부도 열심히 할래요"
"여러분~ 2012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저 유정이도 새해에도 열심히 활동할게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들어선 김유정은 그 모습 그대로 사극 속에서 걸어 나온 어린 세자빈이었다. 동글동글 까만 눈망울에 새초롬한 입술이 한가인과 싱크로율 100%. "한가인 선배님 처음뵀는데 너무 예쁘셨다. 그래서 아역을 맡은 게 더 기뻤다"라며 해맑게 웃는 김유정을 보니, 극중에서 그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한 왕세자 이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워낙 원작이 좋은데다 캐릭터도 좋아서 시청자들이 관심과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다 추운 날씨에 촬영해서 발음도 안 좋았고 아쉬운 점도 많은데, 시청자드링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앳된 소녀로만 봐 왔던 김유정은 '해품달'을 통해 두 소년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하이틴 로맨스의 여주인공으로 거듭났다.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오글거리는' 러브신 연기가 쉽지만은 않았는데. 누나들의 부러움을 듬뿍 받은 나례연 고백신에 대해, 정작 주인공 김유정은 "느끼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이번 작품은 러브신들이 많은 게 무엇보다 어려웠는데요. 특히 나례연 고백 장면은 대본 연습 할 때는 막 저희끼리 소리를 지르고... 진짜 '오글'거렸어요. 방송 나온 거 보고 저는 진구 오빠 너무 느끼하게 나왔다고 그랬는데. 큭큭. 근데 시청자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김유정은 새해 연기와 더불어 공부에도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아역이지만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명품아역'이라는 표현이 쑥스럽기만 하다는 김유정이 자신의 색깔을 내는 성인 연기자로'폭풍성장'할 때가 기다려진다.
임시완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 임시완 "늦은 나이 연기데뷔..아역으로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
미소 한 방만으로도 샤방샤방. 10대 나이에 장원에 급제한 초천재요, 바르고 심성 고운 훈남이자 외모로도 장안 최고 꽃선비인 허염 역. 제작진이 제대로 골랐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먼저 알려진 임시완. 고개를 돌려 가만히 날리는 미소에 '허염앓이'는 이미 불이 붙었다.
"얼떨떨해요. 제 역할이 이렇게 주목받을 줄은 몰랐는데, 첫 연기라 '욕만 먹지 말자' 했었는데 이렇게 좋게 봐 주실 줄은 몰랐어요.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가수로서 입지를 먼저 굳혔다면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이 있으셨을 텐데 저를 그냥 신인배우로 봐 주셨으니까요."
겸손하고 예의바르다. 데뷔 전 학창시절엔 반장이며 전교회장을 두루 거쳤을 만큼 모범생이었고 공부 또한 잘 했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 단정한 말투에 흐트러짐 없는 미소, 모태솔로에 여심을 좀체 짐작하지 못한다는 점까지. 보면 볼수록 허염 그 자체다.
"칭찬이 많으니까 저는 오히려 걱정이 크네요. 회를 거듭할수록 부족한 점이 들킬까봐 걱정이 됐어요. 또 옆에 있는 친구들보다 제가 나이로는 형인데 경력으로는 그 친구들이 까마득한 대선배잖아요. 그렇게 묻어서 잘 간 것 같아요. 아역이라고 시청자들께서 너그럽게 봐 주셔서 더 감사하고요."
88년생이라 흑룡의 정기를 제대로 받아 한 해를 시작한 것 같다는 임시완. 점퍼를 무릎에 덮고 있다 딱 걸린 '옥에 티'마저 사랑스럽게 봐 주시는 시청자들의 사랑이 그저 감사하단다.
"올해는 큰 욕심을 안 가지려고 했어요. 이전까지는 새해 소원이 뭐냐고 하면 '우리 팀이 1등 했으면 좋겠어요' 그랬는데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저희 멤버들이 지금처럼만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게 우리가 더 길게 나가는 방법인 것 같아서요. 모태솔로 탈출요? 아, 좋기는 한데 계속 그 말을 하면 계속 모태솔로가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