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BC '빛그림' 76분 반칙방송..SBS·KBS "정식항의"

MBC '빛과 그림자', KBS 2TV '드림하이', SBS '패션왕' (위부터)

지난 1월 말 KBS MBC SBS 지상파 3사 드라마 국장 및 편성 책임자가 드라마의 회당 방송 시간을 72분(드라마 타이틀부터 광고종료시점 기준)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지난 19일 MBC가 이를 어겨 갈등이 예상 된다.

MBC 창사특집기획 '빛과 그림자'는 지난 19일 방송분에서 4분 연장을 했다.


'빛과 그림자'는 이날 오후 9시 58분부터 오후 11시 14분까지 방송, 총 76분 간 방송됐다. 이날 첫 방송된 SBS '패션왕'은 오후 9시 58분부터 11시 10분까지 총 72분 방송됐으며, KBS 2TV '드림하이'는 오후 9시 59분부터 오후 11시 10분까지 총 71분 방송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빛과 그림자'는 22.5%를 기록했고, '패션왕'은 10.0%, '드림하이2'는 5.7%를 기록했다. (전국 일일 기준)

지상파 3사의 드라마의 회당 방송시간 제한은 4년 만에 재합의 된 것으로, 이는 시청률 경쟁에 따라 드라마 방송시간이 경쟁적으로 늘어나는 데 대한 자구책이다.

경쟁 프로그램의 방송 종료와 함께 나머지 작품들의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데다, 드라마 방송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광고를 많이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인기 드라마일수록 방송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더불어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측 관계자는 "방송시간과 시청률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기존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하는 방송에 대항해 시간을 연장할 경우, 연장한 시간에 매여 시청층이 채널이동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 등이 있다"고 전했다.

즉 지상파 3사의 무한경쟁은 자연스런 결과다. 이로 인한 방송사의 피해, 드라마 제작 환경의 악화 등을 막기 위해 드라마의 회당 방송시간 제한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에 SBS, KBS 드라마 국 측은 MBC에 정식으로 항의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 스타뉴스에 "방송시간 72분은 3사에서 합의한 부분인데, MBC가 이를 깬 것은 공평하지 못했다"면서 "KBS와 SBS는 이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할 계획이다. 아무리 MBC가 파업 중이라고 해도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KBS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도 스타뉴스에 "지상파 3사 드라마국 관계자 및 편성 관계자가 합의 한 내용이며, 불과 2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정식으로 항의할 문제다"라고 전했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빛과 그림자'의 경우 편집상의 이유로 방송시간이 오버된 것이 사실이나, 이에 앞서 타 방송사의 경우도 약속한 72분 방송시간을 넘긴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상파 3사는 1월 말 72분 방송시간 제한을 약속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더욱이 누가 먼저 합의된 내용을 어겼느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버된 시간의 단위가 어디까지가 반칙이 될 수 있느냐는 기준과, 오버된 시간이 편집상의 이유냐, 의도적인 것이냐에 대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