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의 여왕다웠다. 무대에 선 '팝의 여왕'은 파워풀한 안무는 물론 화려한 의상, 무대, 영상을 선보이며 공연을 '토탈 아트'의 수준으로 이끌었다. 레이디 가가의 '파파라치' '페임' '저스트 댄스' '포커페이스' 등 히트곡 퍼레이드에 4만5000 관객의 환호는 공연 내내 끊이지 않았다.
세계적 팝스타 레이디가가가 2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본 디스 웨이 볼(Born This Way Ball)'의 첫 포문을 열었다.
'제2의 마돈나', '퍼포먼스의 여제'라는 수식어는 유명무실이 아니었다. 그는 10여 벌 이상의 의상을 갈아입으면서 매 무대마다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뿜어냈다. 관객들의 함성을 온몸으로 느낀 가가는 '뷰티풀 라이트!'를 외치며 댄서들과 역동적인 몸놀림을 보여줬다.
특히 가가는 80년대 마돈나를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팝 댄스곡부터, 강렬한 록,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생동감 넘치는 퍼포먼스까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공연 내내 파워풀한 음색으로 무대를 지배한 가가는 "헬로우 코리아"라는 인사말과 함께 무대 위를 휘젓고 다녔다.
가가는 친근한 팬 서비스로 한국 팬들을 열광케 했다. 그는 "내가 한국에 온지 1주일 정도 됐지만 이미 한 달 이상 머무른 것 같다"며 "이렇게 많은 한국 팬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소리쳤다.
이 공연이 18금 공연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한 의견도 건넸다. 가가는 "내 공연이 정부로부터 18세 이상 등급으로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공연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퍼포먼스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히트곡 '파파라치'를 부르며 기관총으로 3D 입체 영상 조형물을 사정없이 날려버리는가 하면, 오토바이에 엎드린 채 여자 백댄서와 화끈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소파 위에서 남녀 댄서들과 한데 엉키기도, 바이크 위에 키보드를 올려놓고 독특한 느낌도 더했다. '일렉트릭 채플'을 부를 땐 무대 곳곳을 십자가 문양을 새겨놓기도 했다.
가가는 이날 공연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패션감각을 뽐냈다. 히트곡 '저스트 댄스'를 부를 땐 피아노 건반이 달린 드레스를, 생고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 빛 드레스를 입기도 했다.
가가가 다양한 레퍼토리와 화려한 무대 연출뿐이 아니었다. 그는 무대 장악력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배드 로맨스'의 후렴구를 활용해 '오! 오! 코리아'라면서 팬들의 호응도 이끌었다.
한편 이날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거나 기도회를 열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가는 2008년 미국 팝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작년 8월 데뷔앨범 '더 페임(The Fame)'을 발매한 가가는 첫 싱글 '저스트 댄스(Just dance)'가 빌보드 차트 진입 5개월이 지난 후에 정상을 차지하게 팝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두번째 싱글곡 '포커페이스(Pocker Face)까지 1위에 등극하며 명실공히 2009년 최고의 신인 가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