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공방' 박진영 "베끼기는 자살행위..들어본적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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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40)이 법원에 출석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선처를 구했다.

박진영은 7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작곡가 김신일과 박진영 간의 표절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 2차 항소심 변론기일에 참석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박진영은 이날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 뒤 다소 여유로운 표정을 유지했다. 법정을 나와 몰려드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진영은 이날 피고 신분으로 법정에서 표절 시비에 관한 구체적인 진술을 펼쳤다. 박진영은 "연예인이다 보니 오늘 같은 날이 가장 고통스러운 날이다"라며 "재판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있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악몽과 같은 일이다"라며 입을 열었다.

박진영은 "이런 일에 휩싸이는 것은 악몽과 같은 일이기 때문에 음악을 발표하기 전에 항상 조사를 한다"며 "KBS나 노래를 부른 아이유 측 소속사나 JYP엔터테인먼트나 모두 비슷한 게 없는지 조사를 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진영은 이어 "사실 김신일의 '내 남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곡이 아니라서 못 찾아낸 것 알았다면 화성 한 두개 바꿔도 고통스러운 일을 안 겪었을 텐데 진작 고쳤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진영은 이날 고의적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박진영은 "내가 이번 사건을 겪고 내가 작곡한 곡 중 비슷한 곡이 있는지 찾기 위해 500여 곡을 다 들어봤다"며 "이미 같은 화성을 쓴 적이 다섯 번 있었는데 그 중 세 번이 김신일 씨의 '내 남자에게'보다 먼저 나온 곡이다"고 말했다.

무의식적으로 표절했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서는 "만약에 설령 들었다고 해도 이런 비슷한 화성은 몇 백번이고 들었다"라며 "굳이 베끼려면 외국 곡들도 많은데 국내 작곡가의 곡을 베낀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진영은 이날 두 곡의 화성이 유사한 사실만은 인정했다. 박진영은 "두 곡이 듣기에 유사한 것은 사실이다"며 "4마디가 유사한데 결국 2마디가 반복이다. 1년에 3만곡이 넘는 노래가 나온다. 여기서 두 마디 비슷한 게 과연 어떻게 안 나올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박진영은 끝으로 "이번에 표절이 나오면 앞으로도 또 표절 판정을 받지 않을 자신이 없다"며 "나를 비롯해 다른 신인 작곡가들이 계속 다양한 곡을 쓰고 창의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바람이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이에 대해 김신일은 "박진영도 힘들었지만 나도 고통스러웠다"며 "사건이 이렇게 되기 전 박진영 회사 측과 먼저 접촉을 시도했으나 굉장히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일을 겪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신일은 또한 혐의를 부인하는 박진영의 진술에 반박하며 "표절 의혹은 내가 찾은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과 기자들이 먼저 알아내 제보한 것이다"라며 "네티즌도 쉽게 찾아낸 것을 해당 회사에서 찾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의 변론을 듣기 위해 재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2월 12일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김신일은 지난해 7월 드라마 '드림하이' OST 수록곡인 '썸데이'가 자신이 2005년 작곡한 가수 애쉬의 2집 수록곡 '내 남자에게'를 표절했다며 '썸데이' 작사·작곡가인 박진영을 상대로 1억1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원고(김신일)의 곡과 피고(박진영)의 곡은 후렴구 4마디가 현저히 유사하다"라머 "저작권에 대해서는 고의성에 관계없이 과실에 대해서도 일부 손해배상이 인정된다"며 김신일의 손을 들어줬다. 박진영은 판결에 불복하며 변호인을 통해 항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