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지 "편한 누나·동생 같은 MC 되고싶다"(인터뷰②)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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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M


-인터뷰①에 이어서.

박은지(30)는 기상캐스터 시절엔 미처 알지 못했던 끼와 재능을 드러내며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


프리선언 후 MBC 시트콤 '스탠바이'에 출연해 연기력을 뽐내는가하면 MBC '세바퀴', SBS '강심장', tvN 'SNL코리아'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충만한 유머감각과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진행 실력을 선보이더니 최근엔 연애, 처세, 재테크, 스타일 등 남자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비법을 전수하는 XTM '남자의 기술'를 통해 첫 단독 MC로 나서기도 했다.

"예능을 많이 하는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잘 다가오지 않았다. 새침한 인상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예능을 하면서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시고 편하게 대해 주시는 것 같다. '남자의 기술' 촬영 때도 쉬는 시간에 무대 위로 올라와서 쉬같이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눈다. 예능을 통해 좀 더 편한 이미지로 생각을 해주는 것 같다."

'SNL코리아'는 호스트로 출연했던 박은지의 숨은 예능감을 발견해 냈고, 그녀는 이에 힘입어 이번 시즌 고정 크루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박은지는 자신에게 예능은 낯설고 어려운 '개척지'였다고 고백했다.


"예능을 시작했을 때는 연예인들도 낯설었고, 스스로도 어색했다. 예능은 혼자하는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동료들과도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모니터도 많이했는데 특히 유재석씨 방송 을 보다가 재밌는 게 있으면 정지해서 메모를 했다. 김원희 언니도 너무 좋아해서 MBC '놀러와'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박은지는 "예능에 출연한 뒤 어느 순간부터 웃기지 못하면 집에 가서 고민한다. 한 번은 카카오톡에 '나도 개그를 잘 하고 싶다. 웃기고 싶다' 글을 썼다"라고 털어 놓기도 했다. 그녀의 말처럼 예능은 혼자 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더욱 어려웠을 것. 그 때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준 선배 예능인들이 있었다.

"제 카카오톡 글을 보고 이경실 언니가 답글을 주셨다. '그것도 과정이고 너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면 박수 쳐주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천군만만를 얻은 것 같았다. '세바퀴' 같은 프로그램은 주변에서 호응을 해주는 게 중요한데, 기존 출연자들 선배님들이 정말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너무 감사했고, 나중에 10~20년 후에 후배들이 오면 진심으로 리액션 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또 예전부터 김원희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평소 친분이 있는 사유리씨가 다리가 돼 인사를 하고 안면을 트게 됐다. 이후 격이 없이 대해주셔서 좋고, 언니를 보면서 '저래서 오래 대중에 사랑받으시는구나' 하고 많은걸 느끼고 있다."

'SNL코리아' 크루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 주는 신동엽도 무척 고마운 존재. 박은지는 "방송에서의 유쾌한 모습 뒤의 선배로서 경험이 담긴 따뜻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은 인생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말들"이라고 신동엽에 고마움을 전했다.

"솔직히 처음엔 말도 못 걸 정도 포스가 있으시더라. 방송에서는 재미있으신 모습이지만 사실은 필요할 땐 선배로서 따끔하게 지적도 하신다. 제게도 연예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들을 일러 주신다. '올라갈 때 만나는 사람들이 내려올 때도 만나는 사람들이다'라며 무조건 의욕만 앞서기 보다 인성부터 갖추고 시작을 해야한다고. 제가 컨디션이 안 좋거나 할 때 방송에서 저도 모르게 기계적으로 리액션을 할 때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바로 아시고 '출연자와 입장을 바꾸면 어떻겠나. 네 역할이 크다'고 조언을 해 주셨다. 예능적인 부분 뿐 아니라 인생 공부가 된다. 저는 '엽라인'을 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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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M 제공


예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은지의 모습은 기상캐스터 시절 그녀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 깜짝 반전을 선사했다. 박은지 스스로 지닌 팔색조 매력가운데에서도 'SNL코리아', '남자의 자격' 등 프로그램 특성과 맞물려 섹시함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 스스로 걱정되는 부분은 없을까.

"프로그램 성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놓을 수 있다. 그런데 저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능청스러운 연기도 자신있고, 연기 공부도 계속 하고 있다. 여러 프로그램들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저랑 동떨어지진 않지만, 전부가 제 모습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요염한 척, 섹시한 척 연기를 하는 거니까. 그래도 제가 그런 연기를 했을 때 어색하거나 묻히는 것 보다는 '저런 면모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연기 공부를 하고 있다는 부분에 관심이 갔다. 박은지는 항상 다가올 기회를 생각하고 준비한다. 연기도 그녀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분야이고, 언제든 준비된 자세가

"방송 활동에서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오래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연기가 아닐까. 방송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후배를 위해 물러나야 할 때가 오는 것 같다. 그런 순간이 있을 때 또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연기가 있더라. 연기를 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준비를 하고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 같더라. 그렇지만 주인공 욕심은 없다. 그건 운도 따라야 하는 것이니까. 제 스스로를 그대로 봤을 때 키를 주고 있는 조연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

프리선언 후 방송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녀지만, 안정적인 기상캐스터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방송에 뛰어들면서 힘든 것도 없지 않다.

"아무래도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기상캐스터는 사직하지 않으면 계속 하는 것이고, 오늘 조금 못해도 내일 더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틀이 정해져 있어서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잘 못하면 어쩌나', '시청률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더라. 하하."

최고의 MC가 되고 싶다는 각오보다는 편한 누나 같고 동생 같은 MC가 되고 싶다는 그녀. 매 회 자신의 프로그램을 보러 오는 방청객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박은지의 진실한 각오에 마음속으로 그녀를 응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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