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은 "'상속자들' 김원과의 사랑, 욕심이었다"(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12.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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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주은 /사진=홍봉진 기자


"드라마 끝난 이후 높아진 인기와 주위 반응을 실감하기에는 요즘 너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배우 임주은(26)의 요즘 근황은 이랬다. 그럴 만도 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 제작 화앤담픽쳐스, 이하 '상속자들')의 전현주 역할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전현주는 '상속자들'에서 특유의 수수한 매력과 함께 강단 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예전에 없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하는 임주은을 지난 16일 오후 늦은 시각 서울 논현동의 모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가 연기한 전현주는 '상속자들'의 두 매력남 김원(최진혁 분)과 이효신(강하늘 분)을 매료케 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보육원 출신의 가난했던 과거를 가졌음에도 우수한 성적으로 사범대를 졸업해 제국그룹의 후원을 받으며 교사로 재직해 김원과 이효신의 눈에 띄었다. 이후 두 사람이 전현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먼저 임주은은 전현주가 가진 매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전현주는 겉으로만 봤을 때는 굉장히 힘든 배경에서 자랐음을 내포하고 있지만 나름 강단도 있고 심지도 굳은 인물이었어요.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줄도 알아서 그녀만의 단단함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전현주를 연기하면서도 가끔 속상하기도 했고 안타까워할 때도 있었죠."

임주은은 전현주에 감정을 이입해 대본 리딩 도중 너무 슬퍼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제작진과 따로 리딩을 하면서 전현주가 가질 수 있는 여러 감정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울컥했었던 적이 있었어요. '상속자들' 5회에서 김원이 전현주에게 비싼 위시본 목걸이를 해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때 이미 두 사람 사이에 불편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게 쌓여가는 느낌을 받았던 거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김원과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때문이었을까. 전현주는 '상속자들'에서 내내 우울한 모습을 자주 비췄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신 자체로만 봤을 땐 우는 장면은 많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극중 전현주의 이미지가 슬퍼보여서 아마 그렇게 비쳐졌던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도 눈물을 어떻게 흘리고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며 슬픔을 내비칠 것인가가 아니라 감정을 어떻게 절제하고 억누를까에 더 초점을 맞췄고요. 전현주의 신도 많지 않았고 대사도 많지 않아서 더 고민이 많았죠."

결국 전현주는 김원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임주은은 "아마 현실이었어도 김원과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혹시나 전현주가 김원을 붙잡았다 하더라도 그건 욕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현주와 김원의 미래가 아닌 과거 이야기를 만약 끄집어낸다면 나름대로 눈길을 가는 스토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임주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래도 마지막 회에서 김원과 카페에서 만나 이별을 고하는 모습이나 침대에 함께 누워 서로를 바라보며 대화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라며 "이외에도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뜻하는 바는 내게 정말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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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주은 /사진=홍봉진 기자


자연스럽게 김원과 이효신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먼저 이효신의 경우 연하임에도 든든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이 여자로서 고마움을 느끼게 해줬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해요. 실제로는 연하를 만나는 건 좀 부담스러워요.(웃음) 김원도 그 자체로는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전현주와 함께 만나면서 서로를 아프게 해서 아쉬울 따름이었죠. 만약 실제로 전현주의 상황이었더라도 둘 다 선택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녀는 "전현주에게 두 사람 모두 만나면서 견뎌야 할 무게가 컸던 것 같다"라며 "아쉽게도 이들과의 결론은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속자들'은 전현주를 비롯해 주인공 못지않게 비중을 차지한 많은 캐릭터의 향연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는 임주은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었다.

"'상속자들'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저를 처음으로 삼각관계의 주인공이 되게 한 작품이었어요. 종영 후에도 이토록 여운이 남았던 적도 없었고요, 이전 캐릭터에 비해 좀 더 어른스러운 감정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죠."

그래도 조연이라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주연 배우들이랑 자주 마주치지 못한 건 그래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아쉽긴 했어요. 미국 촬영 장면이나 수학여행에서의 모습 등이 그 예였죠."

그녀는 이어 "촬영하면서 김미경 선배님께 후배로서 의지를 많이 받았다"며 "연기 조언도 많이 해주시면서도 이번 역할을 위해 직접 수화도 배워가며 연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현재 연기 생활은 행복한 지에 대해 물었다. 임주은은 망설임 없이 "지금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본의 아니게 공백 기간이 너무 길어져 신비주의 캐릭터도 대중에 퍼지게 됐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데다 연이어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는 지금 제 모습이 행복한 것 같아요. 아직은 일 하느라 (연애 등) 다른 것들에 대해 신경 쓸 겨를도 없게 됐고요."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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