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 / 사진='레인' 앨범 재킷 |
'믿고 듣는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걸 그룹 소녀시대의 메인 보컬 태연(김태연·27)이 솔로 가수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신곡 '레인'(Rain)으로 또 한 번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첫 솔로 앨범 타이틀 곡 '아이'(I)에 이어 2연속 히트다.
3일 0시 공개된 태연의 솔로 디지털 싱글 타이틀 곡 '레인'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멜론, 엠넷, 지니, 네이버 뮤직 등 8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앨범 수록곡 '비밀'도 '레인'의 뒤를 쫓아 2위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음원 공개 채널 STATION의 첫 주자로 나선 태연은 이로써 지난해 '아이'에 이은 2연타로 가요계에 입지를 공고히 다지게 됐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벗고 여성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앞으로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 셈이다.
물론 태연이 솔로 가수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정상급' K팝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로서 쌓아온 대중성과 팬덤도 한몫했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의 홀로 서기가 매번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뛰어난 음악성과 실력도 덩달아 재조명되고 있다.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태연의 가장 큰 매력은 급격한 장르 변화에도 거부감 없이 그 안에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잘 녹여낸다는 데 있다는 평가다. 정통 발라드부터 팝, 재즈, 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변화무쌍한 음악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팝이지만 다소 록 적인 요소가 가미된 전작 '아이'에서 특유의 시원한 창법을 보여줬다면, '레인'에서는 재즈의 솔(Soul) 풀한 느낌을 살려 밀고 당기는 듯한 목소리를 뽐냈다.
크러쉬, 버벌진트 등 힙합, R&B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춰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디에 놓아도 어울리는 그녀의 보컬은 특히 발라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2008년 데뷔 2년 차 당시 그는 '만약에', '들리나요' 등 드라마 OST에서 신인 답지 않은 능숙한 표현력과 애절한 보이스로 감성을 전달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가요계 레전드 임재범과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부를 때에는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은 유지하면서도 감성을 밀도 있게 담았다.
태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풍부한 음역 또한 그녀의 강점이다. 태연은 소화하기 힘든 음역에서도 호흡을 여유롭게 가져간다. 진성과 가성을 부드럽게 오가며 편안한 음악을 들려준다. 내지르는 고음이라도 듣는 이에게 부담이 덜할 이유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색깔 있는 보컬리스트는 아니지만 트렌디한 음악을 세련되고 안정되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기량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돌은 기본적인 팬덤이 튼튼하다"며 "태연도 태생은 아이돌로 출발했지만 그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 것은 이미 대중에게 실력이 검증되고, 신뢰가 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