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
좀처럼 질 것 같지가 않다. 4월 말부터 8연승을 내달리는 NC 다이노스에게 패배란 낯선 단어처럼 보인다. 그래도 김경문 감독은 신중했다. 5월 초 신나는 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김 감독은 지금의 연승 행진을 경계하는 것과 더불어, 더 큰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4월 초중순만 하더라도 NC는 예상과는 다소 다른 걸음을 걸었다. 테임즈, 해커, 스튜어트 외국인 선수 3인방이 잔류했고,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박석민까지 영입했지만 좀처럼 치고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승률이 5할 안팎을 오가는 등, 승패 마진을 플러스로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시작으로 NC의 거침없는 행진이 시작됐다.
NC는 당시 경기에서 경기 후반까지 0-2로 끌려갔지만, 롯데 윤길현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역전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후 치러진 롯데와의 2경기마저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올 시즌 첫 3연전 싹쓸이 승리를 따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NC는 kt wiz, LG 트윈스로 이어지는 5경기(3일 kt전 우천취소)를 모두 따내며 연승행진을 8연승까지 늘리며, 지난해 5월 20일부터 28일까지 기록한 팀 최다연승과 타이기록을 수립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김경문 감독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10일 우천으로 취소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 등 주축 선수들이 살아나긴 했지만 운이 많이 따랐던 덕분에 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며 "연승이 시작됐던 롯데전에서도 윤길현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빠졌고, 이후 경기에서도 상대 팀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결장한 덕분에 계속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과정이 쉬웠던 것도 아니었다. 불펜 핵심 멤버인 김진성과 임정호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는 등, 이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잠시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김경문 감독은 지금의 연승과는 별도로 6월쯤이면 팀 전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문 감독은 "김진성과 임정호가 조금 좋지 못했지만, 조금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면 분명히 팀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밖에 최근 원종현도 불펜 피칭을 5번 정도 했는데 구속이 145km/h 이상 나오는 등, 몸 상태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 5월 말쯤 팀에 합류해 1군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고, 6월 중순쯤이면 충분히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성, 임정호, 원종현이 돌아오면 향후 팀을 운영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4~5월 연패는 큰 타격이 없지만,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싸움이 시작되는 만큼 연승보다는 연패를 당하지 않는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NC는 기존 전력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불펜 자원까지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선두권 싸움에서 두산 베어스 등을 제치고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다. 연승 기록에 들뜰 법도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뒤를 내다보고 시즌을 치러가고 있다. 김 감독이 그리는 청사진이 어떤 결과물을 낳게 될지 많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