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이끈 앤디 밴 헤켄. /사진=뉴스1 |
넥센 히어로즈가 LG 트윈스에 완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선발로 나선 앤디 밴 헤켄(37)의 압도적인 호투가 빛났다. 결과가 이렇게 되고 나니 1차전에 밴 헤켄을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넥센은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밴 헤켄의 호투와 생산성을 뽐낸 타선의 힘을 더해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1패 뒤 1승을 기록했다. 홈에서 1승 1패를 하면서 최소한의 성과를 거뒀다. 전날 11안타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지만, 이날은 8안타-5득점으로 힘을 보였다.
넥센으로서는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1승 1패를 만든 상태로 잠실 원정을 떠나게 됐다. 최악은 피한 셈이다. 밴 헤켄이 팀을 구했다. 이쯤 되면, 1차전에 밴 헤켄을 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이날 밴 헤켄은 7⅔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야말로 호투였다. 완봉도 가능해 보였던 초반 페이스가 중반 이후 다소 꺾이기는 했지만, 충분히 좋은 피칭을 기록했다. 필요한 순간 에이스가 날아오른 셈이다.
여기에 LG에 강한 모습도 이어갔다. 밴 헤켄은 올 시즌은 LG를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5년간 LG전에서 12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통산 승수가 65승인데, 이 가운데 12승이 LG전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40km 초중반의 속구에 특유의 포크볼을 더하며 LG 타선을 잠재웠다. 좌우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 역시 압권이었다. 밴 헤켄이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타선도 힘을 내며 넥센이 승리할 수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넥센이 1차전에서 에이스 밴 헤켄을 냈다면 어땠을까? 전날 넥센은 맥그레거를 선발로 투입했다. 길게 본 결정이었다. 물론 맥그레거가 올 시즌 LG전 한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기에, 나쁜 카드는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밴 헤켄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었다.
실제로 맥그레거는 전날 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고, 팀도 패하고 말았다. 기선 제압에도 실패하고, 상대에게 기세도 넘겨준 셈이다.
결과적으로 밴 헤켄이 2차전에서 승리하며 다시 흐름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1차전에서 밴 헤켄을 올려 승리를 가져왔다면, 시리즈는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물론 결과론이다. 넥센이 이기고 나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