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제인', 소외받는 괴짜들의 행복 쫓기

[리뷰]'꿈의 제인'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6.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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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꿈의 제인' 포스터


영화 '꿈의 제인'(감독 조현훈)은 가출 청소년, 트렌스젠더 등 소외 받는 괴짜들의 행복을 쫓는 이야기다.

'꿈의 제인'은 어디에도 받아들여지지 못한 소녀 소현(이민지 분)과 누구와도 함께 하길 원하는 미스터리한 여인 제인(구교환 분)의 특별한 만남을 그렸다.


이야기는 1부, 2부로 나뉘어 펼쳐진다. 1부는 소현이 과거 제인과 함께 살던 시절, 2부는 제인과 이별한 후 소현의 현재 모습을 그렸다.

소현이는 가출팸(가출+패밀리 신조어)으로 생활하는 외톨이 소녀다. 자신처럼 집을 나온 또래들과 어울리지만, 겉돌기만 할 뿐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사람과 소통하고 싶지만 용기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던 제인과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제인은 소현의 툴툴거리고, 심드렁한 말을 다 들어준다. 그러면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얘기 해준다. 때로 그것이 이해되지 않은 어른들의 세상이지만, 소현은 그것을 이해하려고 했다.

어느 새 서로를 의지하게 된 두 사람. 그러나 소현은 제인이 떠나게 되면서 다시 외톨이가 되고 만다. 제인의 엄마라는 울타리는 무너졌고, 그 안에 '가족'으로 뭉쳤던 이들 모두 새 집을 찾아 떠났다. 가출은 했지만 안정된 집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이러니 했다. "개같이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아무튼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라는 제인의 말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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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꿈의 제인' 포스터


제인이란 울타리를 벗어나게 된 소현은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들의 중심에 서지 못했고, 겉에서만 돌았다. 늘 외톨이던 그녀에게 지수(이주영 분)이 나타났고, 힘든 가출팸 생활을 견디어 나가게 됐다. 소현이 새로 들어간 가출팸은 무리를 이끌어 주는 아빠(가출팸을 이끄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자, 독단과 독선에 빠져있는 병욱으로 인해,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병욱은 당돌한 지수를 못마땅해 했고, 지수는 결국 병욱의 폭력에 무너지고 소현의 곁을 떠나게 됐다.

'꿈의 제인'은 때로 극단적인 10대 청소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진짜 이럴까?'라고 반문을 할 정도다. 타인의 죽음에도 잠깐의 공포 뒤에 의연하게 대처해 버리는 10대 아이들의 모습에 경악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돌봄이 없는 모습에 처량함이 느껴졌다.

영화는 10대 청소년 소현의 시선에서 바라본 꿈과 현실을 오간다. 사실 복잡한 구성이다. 마치 보는 사람이 제인의 성 정체성, 소현의 심리 상태를 복잡한 감정으로 받아들이듯 말이다. 그럼에도 제인, 소현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꿈이기 때문. 이들은 불행 속에서 행복을 찾고, 찰나의 행복에 기뻐하는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꿈의 제인'은 불행 속에 행복을 말하면서 희망에 대해 끊임없는 메시지를 던진다. 비록 그것이 어둠에 둘러싸여 희망인지 행복인지 불행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때도 있지만, 새로운 세상을 바란다. 그래서 이 영화는 괴짜들의 행복 쫓기다.

5월 3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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