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숲 전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아픈 아내가 있었다. 남편은 아내의 쾌유를 비는 심정으로 1985년부터 은행나무를 한그루씩 심기 시작했다. 어느새 4만 ㎡의 넓은 땅은 2000여그루 은행나무로 숲을 이뤘다. 10월이면 찰랑이는 가을햇살이 노란 은행잎의 흔들림을 따라 노랗게 부숴지는 양이 절경을 연출했다.
홍천군 내면 광원1리에 위치한 이 사유지는 2010년부터 매년 10월 한달간 일반인에게 무료개방된다. 아내를 향한 사랑과 그 결실이 많은 이들에게도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나무가 수나무라 은행특유의 냄새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관광지로 조성된 곳이 아니므로 주차시설등의 편의시설을 기대해선 안된다.
인근엔 가칠봉 삼봉약수가 있다. 삼봉약수는 가칠봉, 사삼봉, 응복산 세봉우리 가운데 위치한다하여 삼봉약수로 불리고 빈혈, 당뇨병, 신경통, 위장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픈 아내 역시 만성 소화불량을 앓고있어 삼봉약수에 의지해보려는 남편의 기대가 은행나무숲이 이곳에 자리한 이유다. 삼봉자연휴양림 역시 10월 은행나무숲 개방에 따라 10월 한달 무료개방한다니 더불어 둘러볼만 하다.
바람이 스산한 계절, 아내를 향한 남편의 따뜻한 사랑이 배어있는 은행나무숲에서 노랗게 익은 정을 덮어보고 오면 한결 포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