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캡처 |
"지X하네. 선은 네가 넘었어"
배우 박은빈(28)의 진가가 서서히 발휘되고 있다. 박은빈은 14일 종영을 앞둔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에서 드림즈 운영팀장 이세영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극 중 이세영은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를 도와 팀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인물로, 드림즈에서 백승수가 부재 시 그의 역할을 대신 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캡처 |
그렇기에 카리스마는 필수였다. 최초 야구 구단 여성 운영팀장이었던 그는 연봉 협상 당시 백승수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서영주(차엽 분)의 컵을 깨뜨리기까지 했다. 이에 서영주가 "너 선 넘었어. 지금"이라고 화를 내자, 이세영은 "지X하네. 선은 네가 넘었어. 협상은 결렬됐고, 우리는 다른 협상을 할 생각이 없어"라는 사이다 팩트 폭격을 날리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또한 극 초반 리그 경기 중 코치 파벌로 싸우는 코치진들을 향해 덕 아웃으로 내려가 방망이를 휘둘러 "애들도 봅니다. 우리 이것밖에 안돼요?"라는 일침으로 제지했으며, 병역 기피 의혹을 받는 길창주(이용우 분)의 인터뷰를 악의적으로 편집한 김영채(박소진 분)을 찾아가 걸크러시 매력도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캡처 |
그러나 이세영은 따뜻한 면도 많았다. 스카우트 비리로 드림즈에서 쫓겨난 고세혁(이준혁 분)을 향해 그의 선수 시절을 회상하며 현역 시절 경기 중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양심선언을 했던 때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며 고세혁의 "그땐 젋었으니까"라는 대답에 "아뇨 정의로웠으니까"라고 묵직한 한방과 함께 의기소침해진 그를 다독였다. 물론 이 다독임에도 고세혁은 여전히 드림즈를 계속해서 흔드는 '빌런'이었지만 말이다.
이세영은 운영팀 직속 후배 한재희(조병규 분)에게 연신 '낙하산'이라고 부르면서도, 속으로는 그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또한 운영팀에서 전력분석팀으로 발령 난 그를 위해 따로 불러내 옷을 사주는 것은 물론, 백승수까지 챙기는 세심한 면모까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한재희와 연신 티격태격 케미를 통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백승수에게 처음엔 반감을 갖고 있었지만, 차츰 그의 진가를 알아가며 존경심을 보이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사진=JTBC '청춘시대2' 방송화면 캡처 |
박은빈은 사실 지난 1998년 데뷔한 23년 차의 베테랑 배우다. 그러나 드라마 '강남 엄마 따라잡기', '태왕사신기'에 출연하며 잘나갔던 아역배우 시절과 달리 성인 연기자로서는 히트작이라고 꼽을 만한 작품이 드물었다.
그나마 박은빈이 대중에게 가장 많은 인상을 준 작품은 바로 JTBC 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김상호). 박은빈은 '청춘시대'에서 송지원 역을 맡아 19금 발언을 서슴치 않는 대체불가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만 시청률 면에서는 닐슨코리아 기준 '청춘시대'(최고 시청률 2.5%), '청춘시대2'(최고 시청률 4.1%) 모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제 박은빈은 '스토브리그' 이세영을 통해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모두 잡은 새로운 '인생캐'를 탄생시켰다. '스토브리그'는 지난 8일 방송된 15회가 1부 10.6%, 2부 13.6%, 3부 16.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토브리그'로 또 한 번 인생캐를 경신한 박은빈. 앞으로 그녀가 펼쳐갈 연기 인생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