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퓨처스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6회 등판한 SSG 박민호.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
김원형(49) SSG 랜더스 감독이 두산 베어스와 퓨처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남긴 말이다. 1군도 아니고, 2군 경기이기에 승패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승리를 염원했다. 실제로 이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목적'은 이뤘다.
SS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퓨처스리그 두산과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발 윌머 폰트의 호투와 오태곤-박성한의 타점을 통해 2-1로 앞섰으나 8회 동점을 허용하면서 비겼다.
폰트가 5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수 81개로 예정됐던 5이닝을 먹었다. 타선에서는 오태곤이 선제 희생플라이 타점을 만들었고, 박성한이 2안타 1타점을 생산했다. 한유섬의 2안타도 있었다.
이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과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했다. 투수들 때문이다. 9회에도 투수가 등판하는 것이 애초에 원했던 부분이다. 원정이기 때문에 그랬다.
이날 SSG는 폰트에 이어 6회 박민호가 올라왔고, 7회 김택형이 등판했다. 8회 장지훈이 나섰고, 9회 서진용이 마운드에 섰다. 6회부터 9회까지 계획했던 투수들이 차례로 올라와 1이닝씩 먹었다.
만약 패했다면 SSG 투수가 9회에 오를 일이 없었다. 김원형 감독이 승리를 원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현재는 '서머 캠프'라 할 수 있다. 투수들이 차례로 올라와 투구수를 늘려야 할 때다. 실전 1경기가 중요한 이유다.
김원형 감독은 "선발 폰트는 5이닝을 생각하고 있다. 다른 투수들도 던져야 한다. (김)택형이, (장)지훈이, (박)민호, (서)진용이가 나간다. 꼭 던져야 하는 투수가 이 4명이다. 오늘 이겨야 4명 던질 수 있다. 어제도 (박)민호가 9회 나가려고 했는데 지면서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경기에서 SSG는 2-6으로 졌다. 선발 최민준이 4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신재영-정영일-김태훈-김상수가 1이닝씩 먹었다. 그렇게 8이닝이다. 두산이 이겼으니 당연히 9회말이 없었고, SSG 투수의 등판도 없었다. 박민호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몸만 풀고 끝났다.
박민호가 전날 던졌다면 이날 등판하지 않았도 됐고, 다른 투수가 던질 수 있었다. 만약 이날 9이닝을 오롯이 소화하지 못했다면 다른 투수들이 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김원형 감독이 구상했던 그대로 투수들이 차례로 올라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