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 /사진=KT위즈 |
KT가 12일과 13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에 2연패를 당했다. 2위 삼성 라이온즈에 1.5경기로 쫓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정규리그 일정을 뒤로 미뤘다. 당시 두산과 NC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다. KBO는 리그 전체로 바이러스가 퍼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중단' 의견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KT는 두산과 3경기, NC와 3경기가 취소됐다. 두산과 NC는 1군 선수단 상당수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리그가 그대로 이어졌다면 KT는 주전이 대거 빠진 두산-NC와 6연전을 편하게 소화 가능했다.
물론 승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만 KT가 우세했을 확률이 월등히 높았다. 두산과 3경기를 했다면, KT는 이미 두산전을 끝냈을 터였다. 하지만 KT는 두산과 마지막 3연전에서 곽빈-미란다-최원준을 연달아 상대하게 됐다.
이 때 KBO는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각각 68%인 두산(확진 선수 2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과 64%인 NC(확진 선수 3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5명, 코칭스태프 10명)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만일 KT가 이 6연전에서 4승 2패만 거뒀더라도 지금 선두 레이스는 한결 편했을 것이다.
KT는 9월 24일까지 2위에 승차 5.5경기 앞섰다. 9월 말부터 타격 하락세가 찾아오더니 10월 13일에는 2.5경기 차이까지 좁혀졌다.
그때 남긴 6경기 생각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KBO는 형평성을 말했지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조심한 팀과 아닌 팀과 형평성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KT는 두산과 잔여경기서 원-투-스리 펀치를 다 만났다.
'1위 수성'이 처음인 이강철 KT 감독도 입이 바짝 말랐다. 이 감독은 "(1위를)쉽게 주겠느냐"며 웃었다. 이 감독은 "하루 하루가 늦게 간다. 10월의 마지막 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위기는 어차피 온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이런 경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잘 이겨내면 또 좋은 11월이 올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1위를 한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