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
더 독하게 돌아온 배우 서현진이 안방극장을 단번에 매료시켰다.
지난 3일 베일을 멋은 SBS 새 금토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연출 박수진·김지연, 극본 김지은, 제작 스튜디오S·보미디어)에서 서현진은 야망과 독기에 가득찬 TK로펌 스타 변호사 오수재를 완벽 소화했다. 이날 방송에서 오수재(서현진)는 박소영(홍지윤)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구설에 휘말리게 되고 TK 로펌 대표 변호사 임명에서 서중대 로스쿨 겸임교수로 밀려나며 위기를 맞이했다. 앞으로 그가 어떻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역시 서현진이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타이틀 롤을 향한 기대는 배우 서현진으로 완벽 그 이상의 힘을 발취하며 급이 다른 시작을 알렸다.
첫 등장부터 강렬했던 '믿보배' 서현진의 시간 순삭 매직은 이번에도 통했다. 서현진은 우아한 비주얼과 냉철한 카리스마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독기 있는 오수재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확실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차가운 표정과 날카로운 말투, 권력에 주눅 들지 않는 여유로운 제스처까지 서현진 만의 '매운맛'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캐릭터의 치명적인 매력을 배가시켰다. 그동안 장르 불문 다양한 얼굴로 캐릭터 맞춤 연기와 독보적인 아우라를 보여준 서현진이 또 어떤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킬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또한 서현진은 밀도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온전히 녹여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승소를 위해 눈 하나 깜짝 않고 냉담한 판단을 서슴지 않는 서늘한 눈빛, 나락으로 떨어진 현실에 "가장 위에 서서, 다 내려다보겠어."라며 위기에도 다시 일어설 것을 읊조리듯 다짐하는 처절한 목소리, 살기 위해 성공을 좇아야만 했다는 쓸쓸한 표정까지 서현진은 변주하는 오수재의 감정들을 다채로운 얼굴로 표현하며 극강의 흡입력을 선사했다.
이토록 독한 주인공에게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형적인 권력과 남자들의 세계에서 그 꼭대기에 서기 위한 한 여자의 독한 발버둥이 들여다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 눈물을 쏟아낼지언정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더 단단하게 맞서는 그 매서움의 간극을 서현진만의 세밀한 묘사로 표현해 좌중을 압도하고 있다. 눈을 뗄 수 없는 서현진의 과몰입 유발 열연은 드라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은 물론, 복잡다단한 캐릭터의 서사를 촘촘하게 쌓아 올리며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한편, 극 후반 오수재가 악착같이 살아야만 했던 이유에 대한 암시와 공찬(황인엽)과의 과거 인연이 공개된 가운데 오수재에게 어떤 오해와 사연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현진이 출연하는 미스터리 법정물 SBS '왜 오수재인가'는 매주 금, 토 밤 10시에 방송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