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사진제공=티빙 |
나이 서른, 직업은 요가강사이다. 밝고 쾌활한 성격이지만 그만큼 마음 속 한 켠에는 나름 고민과 아픔, 또 딱 그만큼 따뜻함도 안고 있다. 그래서일까. '말술'의 음주량을 자랑하지만 그렇다고 취하지 않는 건 아니어서 술주정도 남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예쁜 또라이'라고 불리는 별명이 딱 어울린다.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의 몸에서 자라나기 시작한 암세포. 이제 산으로 간다. 번잡한 도시의 일상이 안겨주는 갖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온전한 치유를 위해 산으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다짐한다. 곁을 지켜주는 든든하고 살가운 동갑내기 친구들도 함께 외친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다 할 거야!"라고.
#킬러 콘텐츠 '술도녀'의 힘!
회사 회장의 성희롱에 당당히 맞서다 일터를 뛰쳐나와 요가강사가 된 한지연,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죽음을 책임지려 역시 학교를 떠나 종이접기 유튜버가 된 강지구, 출판사에서 일하다 역시 제 성질을 이겨내지 못하고 잘린 뒤 방송작가로 나선 안소희. 서른살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이들이 술을 매개 삼아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맞서며 발랄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를 쏟아내는 무대가 다시 열린다. 오는 9일 공개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2'(술도녀2)이다.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일에 관한 솔직하고 과감한 대화를 술잔에 얹어 펼쳐내는 이야기는 시리즈가 7일 OTT 화제성 드라마·시리즈 부문 화제성 점유율 2위에 올랐다.(굿데이터코퍼레이션) 그만큼 시청자 기대가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지난해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시즌1은 티빙의 유료 가입자를 대거 끌어들인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티빙에 따르면 '술도녀'는 지난해 10월22일 첫 공개 이후 5주의 방영 기간에 전체 신규 유료 가입자의 23%를 끌어들였다. 그야말로 OTT 플랫폼으로서 티빙의 '킬러 콘텐츠'인 셈이다.
'환승연애' 시즌1, 사진제공=티빙 |
#'환승연애', 티빙의 또 다른 성장 환승
강지구 역 정은지·한지연 역 한선화·안소희 역 이선빈 등 연기자들 역시 그 주역임은 물론이다. 이들이 '술도녀2'의 시작을 알리며 6일 제작발표회 무대에 나서며 각기 지닌 포부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시점에 티빙은 또 하나의 성과를 알렸다. OTT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OTT 플랫폼 1위에 오른 것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이미 지난 10월 418만여명의 MAU로 413만여명의 웨이브를 넘어섰다. OTT '절대강자' 넷플릭스의 1158만4000여명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이지만 줄곧 웨이브에 밀렸던 '만년 2위'의 자리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는 '술도녀'와 함께 예능 콘텐츠 '환승연애' 시리즈의 인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0월 막을 내린 '환승연애' 시즌1의 경우 티빙의 2010년 출범 이후 콘텐츠 가운데 주간 시청 UV(일 평균 순 시청자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월 공개 이후 16주 동안 유료 가입자 견인 기여도 1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모두 12억분의 시청시간을 기록할 만큼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이는 최근 넘쳐나는 이른바 연애 리얼예능 콘텐츠의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이미 이별한 커플들이 새로운 사랑과 인연을 찾아 나서는 콘셉트와 이야기가 타인의 연애사를 바라보는 이들의 관음증적 호기심과 함께 현실에 대입 가능한 로맨스의 사실감을 더하며 대리만족의 쾌감을 안겨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킬러 콘텐츠'의 성과에 힘입은 티빙의 가파른 성장 곡선은 눈부시다. 티빙의 향후 행보와 성장세를 주목하게 하는 배경이다.
티빙은 지난 1일 KT의 OTT 플랫폼 '시즌'을 공식 합병했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해 말 기준 230만여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여기에 '시즌'의 기존 가입자분까지 단순합산하고, '킬러 콘텐츠'의 성과와 그에 따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티빙은 내년까지 국내 유료 가입자 8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과연 티빙의 이 같은 도전은 가능할까.
티빙 로고 |
#급성장하는 티빙의 전력질주
전망을 밝히는 지표는 여럿이다.
우선, MAU의 증가 추세가 꼽힌다. 2020년 200만명에 불과했던 티빙의 MAU가 이미 두 배로 늘어난 상황에 '시즌'과 합병하면서 537만여명으로 불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9일 공개되는 '술도녀2' 등 '킬러 콘텐츠'의 성과에 따라 600만명에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MAU 416만명의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은 웨이브를 제친 것은 물론이다.
OTT 플랫폼의 시장점유율 경쟁에서도 티빙은 새로운 힘을 얻게 됐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실 사용자 기준으로 국내 주요 OTT의 시장점유율에서 티빙은 13.1%로 3위에 올랐다. 38.2%로 여전히 압도적인 넷플릭스에 한참 미치지 못했고, 14.4%의 웨이브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티빙과 시즌(5%)이 한 몸에 되면서 웨이브를 밀어낼 수 있게 됐다.
OTT 이용자들의 선호도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 이승희 선임연구원이 지난 11월 내놓은 'OTT 서비스 변화와 콘텐츠 이용 전망 분석' 보고서를 보면 OTT 플랫폼 이용자들은 복수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용자의 96%가 2순위, 77%가 3순위 플랫폼까지 이용"하고 있다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각각 '1순위 주 이용 플랫폼(이용자 선호 플랫폼)'과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플랫폼(보편적 이용 플랫폼)'으로 꼽혔다"고 썼다.
이 가운데 "3순위 플랫폼의 이용 점유율은 비교적 여러 플랫폼에 걸쳐 분산되어 있어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그 가운데 티빙이 15%의 점유율로, 웨이브 12%, 유튜브 11%, 넷플릭스 10% 등을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티빙이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선보이는 오리지널 드라마 '털사킹'. 사진제공=티빙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9월 개최한 포럼 '포스트코라나 이후 OTT와 K-콘텐츠의 발전 방안'에서 JTBC 임석봉 실장은 발제문을 통해 파라마운트와 협업을 티빙의 주요 콘텐츠 전략으로 꼽기도 했다. 임 실장에 따르면 티빙은 이를 통해 영화 '미션 임파서블'과 '탑건'을 비롯해 '대부' 시리즈와 '포레스트 검프' 등 '명작'으로 꼽히는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