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농구인 2세' 벼랑 끝 각오 "마지막으로 말씀드린다, 반짝이라도 활약하고 싶어"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8.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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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김동현이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사진=부산 KCC 제공
'농구인 2세'로 이름을 알렸던 김동현(22·부산 KCC 이지스)이 프로 4번째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이라는 말을 꺼냈다. 그만큼 간절한 각오로 준비에 나서고 있다.

김동현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3년 동안 똑같은 목표여서 내 자신이 밉기도 하지만, 마지막으로 똑같이 말씀드리겠다. 게임 많이 뛰고 수비 열심히 해서 반짝이라도 이번 시즌 활약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고-연세대 출신인 김동현은 아버지가 김승기(52) 고양 소노 감독이고, 형이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김진모(26)인 '농구인 가족'이다. 1학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트'로 나온 그는 2021년 KCC에 1라운드 9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첫해 4경기에 나온 그는 2022~23시즌에는 18경기, 평균 11분 9초를 뛰며 2.9득점 1.2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3x3 농구 국가대표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나갔지만, 당시 체중이 7kg이나 빠지는 등 고생이 심했다. 이에 시즌 들어서는 15경기, 평균 5분 55초 출전에 그쳤다. 이전 시즌에는 6강 플레이오프 1경기라도 나왔지만, 팀이 우승을 차지한 2023~24시즌에는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벤치에서 지켜만 봐야 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김동현은 "플레이오프를 볼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나도 저런 무대에서 주인공이 돼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감독님이 생각하시기에 아직 안 됐다고 생각했으니 엔트리에서 못 들어간 것이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에 만들어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남다르게 연습하고 노력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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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김동현(왼쪽)과 전창진 감독. /사진=KBL 제공
김동현은 지난 7일까지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KCC의 하계 전지훈련에서도 구슬땀을 흘렸다. 크로스컨트리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코칭스태프의 격려 섞인 지적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 훈련을 잘 소화했다. 전창진(61) KCC 감독 역시 송동훈, 이주영, 이근휘 등과 함께 김동현의 이름을 꺼내며 "준비를 잘해가지고 들어왔다"고 칭찬했다. 전 감독은 김동현에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라"는 조언을 남겼다.

이번 태백 훈련에 대해 김동현은 "장거리가 약하다는 건 체력이 약한 것이다"고 자책했다. 이어 "여기서 계속 뛰는 연습을 최대한 열심히 하면서 체력을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이 체력을 강조하는 건 수비 때문이다. 그는 KCC의 우승 과정을 지켜보면서 "내가 해야 할 점은 수비라고 생각한다. 워낙 팀에 스타플레이어가 많으니까 궃은 일을 해야 게임에 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남은 기간 수비만 할 예정이다. 그걸 해야 엔트리에 들어가든 말든 하기 때문에 활동량 있는 수비로 감독님 눈에 들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농구계에 있는 가족들 중 아버지와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김동현. 김승기 감독은 그에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순리대로 잘해라"는 말 정도만 해줬다고 한다. 그래도 형 김진모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김동현은 "형이 항상 '좀 힘들지만 넌 가능성이 많지 않냐. 힘내라, 난 항상 네 편이다'고 말한다"며 "재밌게 얘기하다가도 한번씩 툭툭 던져준다"고 전했다.

어머니에게도 '마지막'을 이야기했다가 핀잔을 들었다는 김동현은 하계훈련에서 좋은 느낌을 받으며 희망을 찾고 있다. 그는 "살도 되게 많이 빠졌고, 체력도 올라오고 있는 걸 확 느끼고 있다"면서 "힘들긴 해도 그런 만큼 올라오는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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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김동현이 태백 전지훈련에서 장거리 달리기를 마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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