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위즈 팬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
허경민은 23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T 팬 페스티벌 행사에 참석,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제 KT 점퍼를 입으니까 KT 선수가 된 기분이 든다"고 입을 열었다.
허경민은 올 시즌을 마친 뒤 개인 두 번째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그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팀은 KT였다. KT는 허경민과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2009년 2차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은 2012년부터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KBO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2018년에는 3루수 부문 개인 첫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KBO 3루수 부문 수비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밖에 프리미어12와 WBC, 도쿄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도 국가대표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허경민은 "이날 KT 사인회에 참석했는데, 팬들이 환영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등번호 13번에 대해 "문용익이 원래 썼던 번호로 알고 있는데, 제게는 13번이 정말 의미 있는 번호다. 뭘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해봐야겠죠"라며 웃었다. 이어 "소정의 선물을 드리고 싶으니, 재테크를 잘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베테랑인 허경민은 KBO 리그에서 친한 동료들이 많다. KT에서는 누가 있을까. 허경민은 "김상수가 반가워하더라. 상수한테 많이 의지하고 있다. (우)규민이 형도 정말 잘 챙겨주고 있다. 천천히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밖에서 본 KT에 대해서는 "항상 강팀이라 생각했다. 까다로운 팀이었다. 빈틈이 크게 보이지 않는 팀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베어스 시절 허경민의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 시절 허경민의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시절 허경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허경민은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정말 쉽지 않았다. 너무 조심스럽긴 한데, 정말 저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사실 (KT에서) 연락을 가장 먼저 주셨다. 또 계속해서 연락을 해주셨다. 처음에는 '왜 그러시지' 했는데, 정말 저를 원한다고 느꼈다. '우승을 하고 싶은데, 정말 제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선택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경민은 "이 자리에서 솔직히 다 말씀드리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제가 정말 좋은 결과를 내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조심스럽지만, 두산 베어스 팬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일단 드리고 싶다. 저한테 화나신 분들도 많이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시간이 저한테는 인생에 있어서 정말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계약하고 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많은 눈물도 흘렸다. 그동안 두산 팬 분들에 대해 감사함과 죄송함이 섞여 있는 눈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이제는 제가 KT에 왔으니까, 여기에서 더 열심히 잘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진심을 전했다.
허경민이 8일 KT 입단 계약을 맺고 KT위즈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허경민(왼쪽). /사진=KT 위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