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민호가 13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백중세. 황금장갑의 주인공을 쉽게 예측하기 힘든 포지션 중 하나가 바로 포수다. 근소 우위가 예상되는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는 후배 박동원(34·LG 트윈스)과 선의의 경쟁자로서 결과를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강민호는 13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양)의지와 오랫동안 둘만 받아왔기 때문에 박동원 선수가 받아도 KBO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포수가 나오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선배로서 진심으로 박수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하나인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포수로서 608⅓이닝만 소화해 후보 자격(720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일찌감치 강민호와 박동원 양강체제 구도가 형성됐다.
강민호는 136경기에서 803이닝을 소화하며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 48득점, OPS 0.861, 실책 2개, 포일 6개, 도루 저지율 0.234를 기록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강민호(오른쪽)과 박동원(가운데)이 나란히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다만 타격 측면에서 강민호가 근소히 우세해 보이는 분위기다. 박동원도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민호는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것에 대한 가장 뜻 깊은 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 받으면 좋겠지만 못 받더라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내려가겠다"고 후배를 향한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강민호는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첫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2011년부터 3년 연속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10년 동안 양의지가 리그 최강 포수로 자리매김했지만 강민호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활약하며 그 사이 두 개의 황금장갑을 더 추가했다.
여유가 있을 법하지만 모든 선수가 꿈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는 강민호도 떨리는 마음을 좀처럼 감추지 못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이 영입한 투수 최원태에 대한 질문에 강민호는 "야구는 선발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발 쪽에서 더 탄탄해졌다. 우리 팀엔 반드시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빨리 캠프에 가서 박동원 선수"라고 말실수를 했다. 박동원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 나머지 최원태 대신 박동원의 이름을 잘못 언급한 것인데 취재진 사이에선 '대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냐'고 농담을 건넸고 강민호는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강민호가 시상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