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R 신인'이 벌써 생각하는 야구를 한다, 팀 첫 홈런포→'3패 1무' 키움에 첫 승 안겼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2.2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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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신인 전태현.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히어로즈라는 구단명이 이토록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리그를 장악하던 괴물들이 줄줄이 팀을 이탈해도 여전히 미래를 향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성장할 수 있는 자원들이 차고 넘친다는 걸 스프링캠프에서도 재확인하고 있다.

키움은 26일 오후 대만 핑동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와 연습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연습경기에서 3패 1무로 승리 맛을 보지 못했던 키움은 신인들의 맹활약 속에 드디어 희망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날 키움은 송성문(2루수)-이주형(중견수)-야시엘 푸이그(좌익수)-루벤 카디네스(우익수)-최주환(1루수)-김건희(포수)-김동엽(지명타자)-전태현(3루수)-김태진(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주목할 건 2025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전태현(19)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첫 선발 출전을 했다는 점이다.


앞서 4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교체로 출전했지만 내야안타와 2루타, 볼넸까지 얻어내며 남다른 가능성을 보인 전태현은 이날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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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훈련을 하는 전태현.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지난해 팀을 떠난 KBO 통산 타율 1위 이정후(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 김혜성(LA 다저스)까지 팀을 떠났고 키움엔 큰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구성하는 파격을 가했고 지난해 리그 최고 수준 활약을 펼친 주전 3루수 송성문이 김혜성이 자리를 비운 2루로 자리를 옮길 준비를 했다. 이날까지 연습경기 5경기 모두 선발 2루수로 나섰다.

홍원기 감독은 3라운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데려온 여동욱(20)을 3루수로 기용했고 4경기에서 5타수 2안타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이날은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태현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8번 타자로 2회말 중신에 1점을 내줘 끌려가던 3회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자 과감히 공략에 나섰고 타구는 우측 방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가 됐다. 이는 5차례 연습경기에서 나온 팀 첫 홈런이기도 했다.

신인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영리한 수 싸움의 성과여서 더욱 뜻 깊었다. 구단에 따르면 전태현은 "첫 선발 출전이라 긴장됐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플레이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고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며 "초구가 볼이 된 후 3루수 수비 위치를 확인하고 기습 번트를 시도했지만 다시 볼이 들어왔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직구만 노렸는데 홈런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5회초에도 첫 타자로 나선 전태현은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이후 교체된 전태현의 연습경기 타율은 0.400(10타수 4안타)가 됐다.

전태현 외에도 신인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팀이 1-4로 뒤져 있던 6회 임병욱의 좌전 안타에 이어 이용규의 우측 투런 홈런으로 추격에 나선 키움은 9회초 역전극을 이뤄냈다. 또 다른 3라운드 신인 내야수 어준서(19)는 7회초 1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팀이 3-4로 뒤진 9회초 김재현의 2루타와 김웅빈, 서유신의 연속 볼넷에 이은 무사 만루에서 6라운드 신인 양현종의 동점 희생플라이가 나왔고 곧바로 어준서가 역전 안타를 터뜨리며 팀에 값진 첫 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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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신인 어준서.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결승타의 주인공 어준서는 "대기 타석에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왔다'는 생각으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겠다는 결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연습 경기지만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지난 22일 라쿠텐 몽키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41구를 던져 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키움의 유일한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는 이날 두 번째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40구 2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어 하영민(1실점)과 김윤하(2실점)가 각각 2이닝씩 소화했다. 믿을 만한 세 투수가 차례로 실점한 가운데 배턴을 넘겨 받은 신인 투수 윤현(19)을 비롯해 김동규, 조영건(이상 1이닝)이 차례로 실점 없이 중신 타자들을 돌려세워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키움은 다음달 1일 오후 2시 가오슝 등청호 야구장에서 타이강 호크스와 6번째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라이브 플랫폼 'SOOP(구 아프리카TV)'에서 독점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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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신인 어준서(왼쪽부터), 전태현, 양현종.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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