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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대 텍사스 레인저스 전이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SFG 이정후가 3회초 1사에서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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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SK 와이번스 투수이자 현 애리조나 투수 메릴 켈리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켈리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 앳 토킹스톡 필드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온 걸 알고 있다. 그들은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특히 같은 지구로 온 이정후, 김혜성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덕담을 남겼다.
과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했던 켈리는 KBO 리그가 메이저리그로 역수출한 대표적인 선수로 꼽힌다. KBO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내 2019년 애리조나와 구단 옵션 2년이 딸린 2+2년 최대 1450만 달러(약 209억 원) 계약을 맺고 금의환향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통해 빅리그 통산 140경기 53승 44패 평균자책점 3.82, 824⅓이닝 744탈삼진의 성적을 쌓았고, 어느덧 7년 차를 맞이했다.
이정후와는 특별히 인연이 있다. 이정후는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입단했고, 켈리와 단 2년밖에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상대로 이정후가 타율 0.467(15타수 7안타) 5타점으로 강해서였을까. 꾸준히 이정후를 같은 팀 동료 김광현, 최정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추천하고픈 선수로 지목할 정도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내린 선수이기도 하다.
2023년 당시 켈리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에서 뛸 때 이정후를 봐서 잘 안다"며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인상적인 활약을 하는 것처럼 이정후 또한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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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대 텍사스 레인저스 전이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SFG 이정후가 4회말 수비를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처럼 미국 현지에서는 건강한 이정후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분위기가 꾸준히 감지됐다. 지난해 부상이 경기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그에 따라 아직 이정후가 제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이정후는 지난해 수비 도중 당한 어깨 탈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데뷔 시즌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3실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41로 좋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긍정적인 지표도 있었다. 스탯캐스트 기준 기대타율(xBA)이 0.284로 높고 헛스윙률(Whiff %)과 삼진율(K %)은 메이저리그 최하위 10%로 뛰어났다. 주력도 상위 21%였고 어깨도 상위 3%였다. 그 탓에 아직 이정후에 대한 평가는 데뷔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를 두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나 "우리도 올해 이정후를 살펴보려 한다"고 했다. 오랜 친구 김혜성(26·LA 다저스) 역시 "(이)정후는 워낙에 잘하는 선수라 화답할 게 없다. 지난해 정후가 아쉽게 부상이 있었으니까 부상 없이 야구를 하다 보면 정후의 스타일을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부상만 안 당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 바 있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는 자체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를 통해 이정후가 2025시즌 143경기 타율 0.294 14홈런 62타점 88득점 13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438, OPS(출루율+장타율) 0.789,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3.9승을 적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WAR 기준 내셔널리그(NL) 야수 가운데 2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팀 내에선 포수 패트릭 베일리(4.4승)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실제로 약 9개월 만의 복귀임에도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첫 타석 초구 안타로 모두를 놀라게 한 이정후는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벼락같은 홈런포로 쾌조의 컨디션을 알렸다. 이날 역시 시카고 컵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 1삼진 1득점으로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빠른 발로 홈까지 밟아 팀의 4-4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런 이정후였기에 켈리 역시 정규시즌 중 재회를 기대했다. 켈리는 "지난해 이정후의 부상으로 맞대결할 기회가 없었다. 올해는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