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 /사진=김휘선 기자 |
'멜로가 체질'을 다시 찾아봤다.
어디서 이런 배우가 나타났지. 전작들이 궁금했다. 오, 다르다. 그 전여빈과 이 전여빈이 또 달랐다. 보석이 나타났다.
배우 전여빈이 tvN '빈센조' 인기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첫 방송 전 빌런으로 변신할 송중기에 초점이 맞춰졌던 '빈센조'는 뚜껑을 열자 역시나 송중기라는 반응과 함께, '전여빈이 대체 누구야?'라는 궁금증을 불렀다. 깔끔한 송중기의 연기에 더해 천방지축으로 설명하기 힘든 '미친듯한' 전여빈의 연기가 극에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
전여빈 /사진=tvN '빈센조' |
사실 '빈센조' 첫회 공개 이후 전여빈은 이 드라마의 약점으로 꼽히는 듯했다. '빈센조'는 이야기를 떠나 다양한 캐릭터의 존재로, 첫회 방송 후 좀처럼 눈 둘 데를 찾지 못하겠다는 시청자들의 볼멘 소리가 있었다. 거기에 여주인공 홍차영 변호사 캐릭터는 혼란에 혼란을 더하는 듯했다. 무척이나 과장된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부담스럽게 작용했던 것. 아름다운 청년 송중기의 멋진 복귀작에 전여빈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여주인공 없는 송중기 원톱 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
하지만, '빈센조' 방송이 6회가 지난 이 시점에서 '빈센조'에 전여빈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들 정도다. 전여빈은 송중기를 빛나게 하고, 스스로도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부담스러웠던 연기는 어느새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여배우로서 대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묘한 기대감마저 더하고 있다. 전여빈의 연기는 코믹한 데 우스꽝스럽지 않고, 오버하는 데 부담스럽지 않다. 마치 단전(丹田)에서 끌어 올린 '에네르기파'를 매회 시청자들에게 날리는 것 같다.
1989년생인 전여빈은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했다. 이후 '웅녀', '예술의 목적', '언니가 죽었다', '여자들', '동승', '죄 많은 소녀', '낙원의 밤', '해치지 않아' 등 영화와 '구해줘', '멜로가 체질' 그리고 '빈센조'까지 드라마에 출연했다. 춘사영화제, 부일영화상, 대종상 등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도 받았다. 착착 '배우 전여빈'의 내공을 쌓아오고 있었던 것. 잘 몰랐던 게 미안할 정도다. 그래서 그 광채가 더 눈부신지도 모르겠다.
찾아본 '멜로가 체질'은 아직도 보는 중이다. 아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