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이선영 CP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시즌9까지 온 '너목보', 얼마나 더 많은 시즌을 하게 될까요.
▶ '너목보'는 나오시는 분들 중에 '너목보'가 아니면 출연할 수 없는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이 있어 이 프로그램이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빛을 보는 분들이 아니죠. 노래를 진짜 잘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열정, 노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수 없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오래갔으면 해요.
그리고 시청자들께서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단순히, 실력자나 음치를 찾아내는 게 아니고, 인생의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시선으로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오랫동안 봐주셨으면 해요.
-'너목보'의 경우, 해외에도 수출이 돼 인기를 끌었어요. 한국 예능 프로그램도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해외 시장을 노리는 한국 예능 콘텐츠', 어떻게 보시나요.
▶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정말 놀랍죠. 17년 전, 처음으로 PD를 시작할 때와도 한국 예능 콘텐츠는 많이 달라졌어요. 방송 쪽에서도 콘텐츠에 대한 생각도 달라진 분위기죠. 특히 해외 판매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고 봐요. '너목보'의 경우, 2015년에 글로벌 마켓에 가져갔는데, 그 때만 해도 한국 예능 콘텐츠의 해외 판매는 극소수였죠. 판매가 된 적도 많이 없었고요. 20202년, '너목보' 미국판 방송으로 현지에 회의를 하러 간 적이 있어요. 당시 현장 스튜디오가 정말 크더라고요. 기분은 좋은데, 한편으로는 '기 죽으면 안 되겠다' 싶었죠. 우리 콘텐츠가 예전보다 더 가치 있어졌으니까요. 옛날에는 해외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면, 이제 한국 프로그램을 많이 보게 됐어요. 특히 '너목보'를 알고 있다는 거에 뿌듯했죠. 해외 시장에서 인정해 주는 것도 좋았고, K팝에 대한 많은 관심을 직접 느끼면서 '한국 콘텐츠가 핫하구나'를 알게 됐죠. K-예능도 우리의 독창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시대에요. 그 앞에 '너목보'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죠.
-한국 예능의 해외 수출을 많은 관계자들이 염두하고 있다고 해요. 이 부분에서 성공을 이룬 '이선영 PD'잖아요. 한국 예능의 해외 수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 처음부터 해외를 목표로 한다면, 오리지널이어야 해요. '독특함'이 있어야 하죠. 그 다음에는 글로벌 마켓에 가져가야겠죠. 지금, 한국 콘텐츠가 핫하니까, 자신감 있게 준비해서 나가면 좋겠다. 한국 콘텐츠가 지금은 핫 트렌드 중심에 있어요. 해외 수출을 원하는 분들이 이 기회를 잘 이용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K-예능.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 K팝 , 한류라고 하는 게 시작된 게 20년 정도 됐잖아요. 2010년부터 SNS가 발달하면서, 유럽에도 K콘텐츠가 전파됐어요. 또 글로벌 OTT가 K콘텐츠를 빨리 배달해줄 수 있는 통로가 됐어요. 제가 보는 측면에서는, 유통망을 줄여준 거죠. 이제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힘과 브랜드만 있다면 더 빨리 해외로 갈 수 있는 시기죠. 좋은 기회에요. 여기에 디지털로 영리한 전환을 두고 방송도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CJ ENM 이선영 CP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 어려운 질문이네요. 지금 방송가는 변화의 시기 한복판에 와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숙제와 '글로벌'이라는 숙제이자 기회의 장이 열린 것 같아요. 디지털 시대에서 방송이라는 플랫폼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는 모두에게 큰 과제이지만, 단 하나 명확한 건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게 중요하고 또 콘텐츠 자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다면 플랫폼에 관계없이 경쟁력을 가질거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의 준비 또한 이제까지 제가 프로그램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프로그램을 앞으로도 기획 제작하려고 노력할 거구요. 또 하나는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를 앞두고 발전하는 기술과 관련된 새로운 기획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프로그램 기획 해보고자 해요.
CJ ENM 이선영 CP 스타메이커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 글쎄요. 저도 이제 거의 20년차를 바라보는 경력의 피디가 되었는데,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어요. 제가 만든 프로그램들이, '쇼 미 더 머니'는 벌써 10시즌까지 이어졌죠. 그리고 '너목보'가 9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너목보'가 미국 FOX, 영국 BBC 등 지상파를 비롯해서 전세계 23개국에서 방송되고 있어요. 또 시즌을 함께 이어가면서 해외의 많은 유능한 제작진들과 함께 일하는 귀한 경험들도 얻었죠. 그리고 INTERNATIONAL EMMY AWARDS 같은 해외의 큰 시상식 최종 후보에 2번이나 올라 참석할 수 있었던 경험들, 그리고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아본 경험까지. 개인적으로 피디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신기한 순간이었어요. 오랜 시간 이 일을 해오면서 저도 PD로서 성장해 왔지만, 우리의 K팝과 한국의 콘텐츠 저력이 성장해 온 것 이 이 모든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되기도 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 더 어렵고 더 부담이 되어도 항상 오리지널리티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하려고 노력할거구요.
'스타메이커라'는 말은 지금도 과하다고 생각돼요. 하지만 제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많은 가능성을 가진 아티스트의 꿈을 가진 분들에게 작은 기회나마 되기를 바라구요, 꼭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게 그분들의 이야기와 노래가 잘 담기는 프로그램과 무대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그런 멋진 분들이 나와주셔서 프로그램이 잘 되는 거여서 항상 감사드리고 좋은 인연들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면 합니다.
저는 어릴 때 용돈만 생기면 음반을 사던 학생이었어요.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어느 날 보니 음악 프로그램을 만드는 PD가 되어 있더라구요. 10년이 넘게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특히 일반인 분들이 출연하시는 프로그램을 많이 하다보니 정말 많은 분들의 노래를 듣는게 제 직업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한 회에 출연하시는 분들을 선정하려면 정말 수많은 분들의 노래를 듣거든요. 그래서 친구들과는 노래방에 가지 않아요. 노래를 들을 때 오롯이 즐길 수가 없어서요. 감히 '스타메이커'라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제 경험들은 확실히 쌓여가는 것 같아요. 각각의 출연자분들이 가진 장점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보여드려야 그 분의 이야기와 무대가 좋을지에 대한 고민들과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출자로서, 이선영PD는 앞으로도 뭔가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프로그램 만드는 PD가 되고 싶어요. 음악 프로그램 연출자로서는 감동적인 노래와 음악 뿐만 아니라, 웃음과 인생의 이야기 까지 담길수 있는 무대, 프로그램 만들도록 노력할게요.
-끝.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