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서지음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인터뷰①)에서 계속
아이브의 3연속 성공 신화와 함께하고 있는 서지음은 아이브의 노래를 통해 꼭 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주체성을 넣고 싶었어요. 사랑 얘기인데, 'I LOVE YOU'가 있는데 대부분 너에 대한, 네가 이렇게 멋있고 네가 이렇게 매력적이어서 그래서 내가 너를 사랑해 이런 식으로 해서 크레셴도처럼 묘사를 많이 하는 데 반대로 아이브는 데크레셴도로 묘사하고 싶었어요. 나 이렇게 멋있고, 나 이렇게 매력적인데 너를 사랑해 이렇게요. I가 제일 큰 거죠. 보통 YOU가 큰 노래들이 많았는데 전 I가 큰 노래를 쓰고 싶었습니다."
서지음은 "아이돌 그룹 노래들은 아이들에게 영향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요즘 가사를 쓰며 그런 걸 많이 생각한다. 좋은 가치관, 건강한 가치관을 가사에 담자고. 주체적이고 당당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건강한 마인드'를 가사에 많이 담는 것 같다"고 했다.
"주눅 들어있고 불안정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보다는 내가 너무 사랑스럽고, 내가 너무 자랑스럽고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사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항상 걸그룹의 가사에 그런 걸 담으려 해요. 다른 걸그룹 가사에도 주체적인 면이 가사에 녹아 있죠. 이번 아이브 가사들도 마찬가집니다."
서지음은 곡마다 작사가로서 힘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일레븐'에서 마지막 부분에 '내 앞에 있는 너를/그 눈에 비친 나를/사랑하게 됐거든' 같은 걸 좋아해요. 네 눈동자를 보면 거기에 내가 보여, 이런 거요. 이런 걸 좋아해서 가사에 잘 담는 편이에요. 둘이 빤히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데 내가 네 눈동자 속에 비친 나를 바라보는 데 그런 나를 사랑하게 됐다는 식이죠."
일레븐'에서는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에 힘을 줬다.
"이 노래의 핵심 포인트죠. 가사를 쓸 때 마음을 방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그 방에 빛이 촘촘한 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걸 사랑의 과정으로 묘사했죠. 그 빛이 일렁이며 꽃이 피고 빛들이 퍼져나가며 몽환적인 공간으로 변하는 거죠. 그 공간에 들어가 있는 걸 사랑에 빠진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다채롭다'고 표현했어요. 내 마음이 내 방인 거잖아요. 그 방에서 사랑에 빠진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춤을 추고, 막 빙글빙글 돌면서 도는 소녀의 모습을 상상하며 진짜 정말 다채롭다고 보는 거죠."
아이브(IVE) |
서지음은 "다채롭다는 게 변덕이 심한 얘기인 줄 알았다"는 기자의 말에 "그게 변덕이 될 수도 있다"며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이기 때문에 이랬다가 저랬다가 어떻게 보면 변덕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여자아이가 사랑에 빠져서 마음이 이렇게 녹았다가 저렇게 녹았다가 이런 거라서 이게 변덕일 수 있어요. '애프터 라이크' 도입부에 긴밀히 연결되며 '내 마음이 저 날씨처럼 바뀔지'로 이어지죠. 그 나이 또래 여자아이들이 사랑에 빠지면 막 이랬다가 저랬다가 싱숭생숭하니까 변덕을 부릴 수도 있어요. 전 그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그 마음을 드러내는 거예요. 내 마음을 나도 사실 모른다 어떻게 될지 이런 거죠.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게 처음이니 사실 그 마음, 내 마음을 장담 못 한다고 그냥 얘기하는 거예요. 솔직함이죠. 진짜 내 마음이 다채로워지는 거죠."
▶IVE 아이브 'ELEVEN' MV
따분한 나의 눈빛이
무표정했던 얼굴이
널 보며 빛나고 있어
널 담은 눈동자는 odd
내 안에 빼곡하게 피어나는 blue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들은 true
내 입술을 간지럽힌 낯선 그 이름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
긴 꿈을 꾸게 해 이 방은 작은 heaven
춤을 추곤 해 실컷 어지러울 만큼
Oh my, oh my god
한 칸 더 채우고 있어
잘 봐 1, 2, 3, 4, 5, 6, 7
You make me feel like eleven
투명한 너와 나의 사이
가만히 들여다보다
일렁인 물결 속으로
더 빠져드는 걸
그날 향기로운 보랏빛의 mood
셀 수 없이 반복해도 기분 좋은 꿈
감히 누가 이렇게 날 설레게 할 줄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
긴 꿈을 꾸게 해 이 방은 작은 heaven
춤을 추곤 해 실컷 어지러울 만큼
Oh my, oh my god
한 칸 더 채우고 있어
잘 봐 1, 2, 3, 4, 5, 6, 7
You make me feel like eleven
내 앞에 있는 너를
그 눈에 비친 나를 (그 눈에 비친 나를)
Aya, aya, aya (가만히 바라봐)
내 앞에 있는 너를
그 눈에 비친 나를
가만히 바라봐
Don't say now
서둘러 오진 마
이 순간이 좋아 난
미처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
긴 꿈을 꾸게 해 이 방은 작은 heaven
춤을 추곤 해 실컷 어지러울 만큼
Oh my, oh my god
한 칸 더 채우고 있어
잘 봐 1, 2, 3, 4, 5, 6, 7
You make me feel like eleven
내 앞에 있는 너를
그 눈에 비친 나를
Aya, aya, aya
내 앞에 있는 너를
그 눈에 비친 나를
사랑하게 됐거든
(인터뷰③)으로 계속
문완식 기자(munwansi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