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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왼쪽)과 이정후. /AFPBBNews=뉴스1 |
하지만 올 시즌 초반 SF는 예상을 뒤엎고 MLB 팀 가운데 최고 수준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17일(한국시간) 현재 13승 5패로 승률 0.722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지구에 속해 있는 샌디에이고(15승 4패·0.789)에 이어 전체 30개 팀 중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다저스는 14승 6패(0.700)로 전체 승률 1~3위가 모두 NL 서부지구에 모여 있다.
SF 자이언츠 돌풍의 진원지는 단연 이정후(27)다. 0.338의 타율을 기록 중인 이정후는 현재 2루타 10개를 때려내며 이 부문에서 MLB 전체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도 1.042를 기록하며 전체 8위, NL 4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4일 뉴욕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이정후는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5-4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이정후의 홈런 2개는 상대 투수의 슬라이더와 커브를 공략해 터져 나온 것으로 실투를 놓치지 않는 그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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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
하지만 이날 이정후가 기록한 두 개의 홈런으로 그는 중요한 시점에 홈런을 쳐낼 수 있는 타자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상대 투수의 입장에선 그에 대한 대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SF 자이언츠의 밥 멜빈(64) 감독은 지난 12일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통해 "이정후는 지난 해 운이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제대로 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좋은 출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멜빈 감독의 바람대로 이정후는 2025 시즌 쾌조의 출발을 하고 있다. 이런 활약에는 그가 팀 분위기에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준 주변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SF의 더그아웃 리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35)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정후는 "나를 잘 보살펴주는 야스트렘스키는 내 큰 형(Big Brother)이나 다름없다"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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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야스트렘스키. /AFPBBNews=뉴스1 |
하지만 올 시즌 들어 그는 공을 조금 더 오래 보면서 의도적으로 좌익수 방향으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그는 17일 현재 0.314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SF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이정후와 야스트렘스키, 그리고 타일러 피츠제럴드(28) 등 3명뿐이다.
타격에 자신감을 찾은 야스트렘스키는 지난 10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10회말 끝내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8-6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그의 이 홈런은 2025 시즌 야스트렘스키의 부활을 알리는 중요한 홈런이었다.
야스트렘스키는 1967년 MLB에서 마지막으로 타격 7관왕(타율, 홈런, 타점, 안타, 득점, 출루율, 장타율)을 달성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 칼 야스트렘스키(86)의 손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해 할아버지의 등번호 8번이 레드삭스의 영구결번이 되던 날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홈런을 기록해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이상으로 올 시즌 SF 자이언츠의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이정후의 별명은 '바람의 손자'다. 그의 아버지 이종범이 '바람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바람의 손자'와 '7관왕의 손자'가 주도하는 SF 자이언츠의 2025 시즌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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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