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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홈구장 고척스카이돔. /사진=OSEN |
키움은 다음 날인 14일 원정팀 시즌권 판매를 발표했다. 재미있는 건 시즌권 가격이 상대팀별로 다른데 구단의 인기가 아닌 주중·주말 요인과 계절별 요금을 반영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KBO리그 인기팀으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와 경기의 시즌권 가격이 가장 저렴하게 책정됐다. 키움의 올해 홈 경기 일정상 KIA전이 입장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중·춘추절기(일반)에 몰려 있기 때문(주중 일반 1경기·하절기 3경기, 주말 일반 2경기·하절기 경기 없음)이다.
KIA와 반대로 입장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싼 주말·하절기에 일정이 집중된 KT 위즈(주중 경기 없음, 주말 일반 6경기·하절기 3경기)의 시즌권 가격은 최고가이다. 시즌권 가격이 가장 비싼 R.d-club석 기준으로 KIA의 경우 45만 6000원이고 KT는 92만 700원이다. 경기수 차이를 감안해 경기당 단가로 환산하면 KIA가 7만 6000원이고 KT는 10만 23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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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 히어로즈 |
KBO리그에서 팀별 요금제의 원조는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2013년 상대팀에 따라 홈경기 입장 요금을 차등하겠다고 발표했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가 최고 가격대 팀에 들어갔다. 그러나 팬들의 항의로 며칠 뒤 철회했다. 상대팀들의 볼멘소리도 나왔다. 가격대가 높은 팀은 높은 대로, 낮은 팀은 낮은 대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후 팀별 요금제는 구단들이 검토만 하고 실행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는데 이번에 키움이 원정팀 시즌권에 반영한 것이다. 이 역시 시즌권 판매에만 해당되고 일회권까지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키움의 팀별 요금제는 MLB처럼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팀별 인기에 따른 요금 정책에 대한 부담이 있어 보인다.
야구단에서는 선수단을 제외한 의사결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홈경기 입장 요금 정책이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1차적으로 수요·공급의 원리가 있다.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수록 입장 요금은 올라갈 수 있고, 반대면 동결하게 된다. KBO리그는 야구장 입장 요금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인하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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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 히어로즈 |
구단들은 야구장 입장 요금 인상에 대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보지만 그보다는 정책적 판단이 우선된다. 프로야구가 대중 스포츠이다 보니 요금 인상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2년 연속 입장 요금 인상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 키움의 경우 2024년 전 좌석 입장 요금을 8년 만에 인상했다. 올해도 입장 요금을 올리면 2년 연속이 되는데 이에 대한 부담 탓인지 전 좌석 인상 대신에 하절기 요금을 적용해 이 기간에만 요금을 10% 인상한 것이다.
해마다 3월이면 구단들이 홈경기 입장 요금을 발표한다. 작년 1000만 관중의 흥행이 반영돼 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고, 지금의 경제 위기가 반영돼 동결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필자의 경험상으로는 대부분의 구단들은 급격한 요금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본다. KBO리그는 오랜 기간 대중 스포츠의 위치를 지켜왔고 지금도 가성비 컨텐츠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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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전 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