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야구 보물 창고' KBO 유튜브 채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류선규의 비즈볼]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 입력 : 2025.03.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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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크보 라이브'에 출연한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KBO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지난 4일 '크보 라이브'에 출연한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KBO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 방송 '크보 라이브'를 선보였다. '크보 라이브'는 KBO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야구팬들에게 KBO의 정책 및 규정 등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첫 방송에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류지현 감독이 출연해 사령탑을 맡은 소감과 팀 전력 구성 방향 및 전략 등을 소개했다.

KBO는 2015년 1월 20일 유튜브를 개설했다. 이후 9년이 흐른 2023년 12월까지만 해도 구독자수는 9만 8000명 수준이었으나 2024년 티빙이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고 KBO와 구단들이 전 경기 영상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구단들뿐 아니라 KBO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도 크게 늘어났다. 2025년 3월 11일 기준으로 KBO 유튜브 구독자 수가 26만 2000명이니 1년 3개월 사이에 167% 증가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KBO는 작년 3월 유튜브 방송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했고, 올해 1월 조직개편을 통해 유튜브를 전담하는 디지털 마케팅팀을 출범시켰다.

작년 KBO 유튜브는 경기 영상 중심이었는데 최근 들어 자체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팬이 직접 출연해 함께 교류하는 '크보팬 1루와', KBO 의무위원회 소속 전문의가 참여해 야구 유망주들의 부상 방지 및 바른 성장을 돕는 '메디컬 스피칭' 등 KBO만이 제작할 수 있는 영상들이 나오고 있다. '크보 라이브'도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표=필자 제공
/표=필자 제공
KBO 유튜브는 국내 타 프로스포츠 및 미국 메이저리그와 비교해 보면 앞으로 이용자(구독자)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구단 평균 대비 리그 협회 유튜브 구독자 수가 국내 프로축구(K리그1) 8.9, 프로농구(KBL) 3.3, 프로배구(KOVO) 16.5, 메이저리그(MLB) 72.0인 데에 반해 KBO는 1.2로 매우 낮다. 그만큼 KBO리그 구단들의 유튜브 투자가 적극적이라고 볼 수도 있고 KBO 입장에서는 확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야구 유튜브는 무척이나 활성화돼 있다. 구단, 언론, 은퇴 선수들이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하다 보면 야구 팬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상황이다. 구단 유튜브는 경기 영상과 소속 선수들의 일상 중심, 언론 유튜브는 뉴스나 화제 중심, 은퇴 선수 유튜브는 스타 선수 토크 중심인데 콘텐츠 수준이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KBO 10개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가 36만 6000명으로 가장 많은 한화 이글스 'Eagles TV'의 한 장면.  /사진=Eagles TV 캡처
KBO 10개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가 36만 6000명으로 가장 많은 한화 이글스 'Eagles TV'의 한 장면. /사진=Eagles TV 캡처
그럼에도 KBO는 이들과 차별화된 영상을 야구팬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KBO는 구단, 언론, 은퇴 선수들이 갖고 있지 못한 콘텐츠를 무궁무진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BO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높은 영상 클립은 경기나 선수 관련 영상들이다. 구단 유튜브 콘텐츠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경기나 선수 관련 소재라고 해도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경기, KBO리그 스탯 데이터 및 트래킹 데이터, 비디오 판독,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등 KBO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넘친다.

기본적으로는 야구는 영상 콘텐츠로서 활용할 수 있는 영역 자체가 타 종목들보다 훨씬 많다. 현재는 비디오 판독 영상을 KBO 홈페이지 하단에 올려 놓고 있는데 판독 시간이 대부분 60초 이내이기 때문에 유튜브 쇼츠로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매경기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ABS 결과 역시 유튜브 쇼츠로 올리면 반응이 뜨거울 것이다.

MLB '히든 클래식(Hidden Classics)'. /사진=MLB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MLB '히든 클래식(Hidden Classics)'. /사진=MLB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MLB 유튜브는 과거 명승부 경기 영상을 '히든 클래식(Hidden Classics)'이라는 코너에 올리고 있다. KBO 유튜브도 이런 코너를 운영할 수 있다.

또 KBO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야구의 'EBS(한국교육방송공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금의 젊은 학생 야구선수들은 소속팀 감독·코치의 지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야구 기술을 배우고 있다. KBO 유튜브보다 구독자 수가 더 많은 야구 교육 전문의 개인 유튜브 채널도 있다.

아마야구 선수들에게 인기가 많은 KBO '넥스트 레벨 캠프'의 교육 과정 전부를 촬영해 영상 클립으로 올려주면 초·중·고교 야구 꿈나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 콘텐츠가 될 것이다. 프로야구 감독 출신 지도자들은 파트별로 국내 최고의 코칭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일타 강사'로 KBO 유튜브에 출연한다면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사회인 야구 선수들에게도 EBS 유명 강사를 연상시키는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 기록 강습회가 매년 관심을 끌고 있는데 야구 기록을 가르쳐 주는 영상도 유익할 것이다. 야구는 깊이가 있는 팬들도 잘 모르는 기록들이 숨어 있다. KBO 공식 기록원이나 KBO 공식 기록업체에서 스탯 데이터나 트래킹 데이터를 설명해 준다면 오랫동안 즐겨 볼 수 있는 야구 콘텐츠가 될 것이다.

지닌 4일 '크보 라이브'에서 다룬 주제들. /사진=KBO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지닌 4일 '크보 라이브'에서 다룬 주제들. /사진=KBO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그리고 KBO가 주요 보도자료를 낼 때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준다면 야구팬들이 KBO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쇼츠나 3분 영상, 또는 카드 뉴스 형식이 팬들에게 적합하다.

유튜브의 파급력은 KBO가 실시한 '2024년 온·오프라인 팬 성향 조사(총 8,000명)'에서도 알 수 있다. 여기서 KBO리그 팬들은 주로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KBO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매체도 유튜브(66.5%), 포털사이트(44.4%), 인스타그램(17.6%) 등의 순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필자가 최근 1~2년 간 야구팬이 된 초심자들에게 물어보면 유튜브를 통해 야구 정보를 접하는 이들이 많았다.

KBO 유튜브 채널 정보에 들어가면 '야구 열성 팬이든, 이제 막 시작하신 분이든, KBO 리그에 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라는 문구로 채널을 소개하고 있다. 야구 초심자부터 마니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KBO는 폭넓게 만들 수 있다. 콘텐츠 관점에서 볼 때 KBO는 어마어마한 '야구 보물 창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KBO 유튜브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류선규 전 단장.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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