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출가 이윤택 / 사진=이기범 기자 |
성폭력 논란에 휘말린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사과하면서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그에게 성폭행을 당해 낙태까지 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극단 연희단거리패 전직 단원 김지현씨는 지난 19일 SNS를 통해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임신을 해 낙태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이윤택 연출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김씨는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글에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으며 많은 이들의 증언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 단원들이 돌아가며 안마를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며 "2005년 전 임신을 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습니다.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원인가를 건내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도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 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지금 연희단거리패에 계신 선배님들께선 아마 이 사실을 모르실겁니다. 그때 용기내서 도와달라고 말씀 못드려 죄송합니다"라며 "그리고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용기 내지 않아서 이 일이 흐지부지 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번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고 제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수 있고 무대 위에서 떳떳한 배우가 될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10여년 전 이윤택 연출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이후 피해 폭로가 잇따르면서 그를 둘러싼 성폭력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윤택 연출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일부에서 제기된 성폭행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극단 나비꿈 대표 겸 배우 이승비, 추은경 극단 바보광대 대표 등이 SNS를 통해 성추행 피해를 추가로 폭로하는 등 연극계 미투운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