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에 휩싸인 연극 연출가 이윤택/사진=스타뉴스 |
배우 김지현, 이승비가 용기를 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것.
이윤택의 성추문은 지난 14일 김수희 연극 미인 대표가 SNS를 통해 10년 전 성추행 피해를 밝히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윤택 연출의 성추문은 김수희 대표 한 사람으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연희단거리패의 감독으로 있던 이윤택의 성추문은 배우들이 직접 폭로하면서 더 큰 파문이 일었다.
지난 19일 극단 나비꿈 대표 겸 배우 이승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윤택 연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이윤택 연출이라고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슈가 되고 있는 그 연출가이자 그 당시 국립극장 극장장'이라고 표현했다.
이승비는 오래전 일이라면서 "그 분이 공연 중인데도 불구 하고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그 이유인 즉슨 워낙 큰 대극장이기에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거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때 당시는 CCTV 도 없고 그는 그 곳에서도 왕같은 교주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따로 연습에 응했습니다.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습니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습니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집어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습니다"고 털어놨다.
이승비는 그 후 공연을 못하고 전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당시 공연에 코서스였던 남자친구도 연희단파거리였기에 모든 것을 묵인했다고 밝혔다. 그 뒤 신경안정제를 먹고 산다면서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이상 저의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고 했다. 이승비의 성추문 폭로는 지난 19일 이윤택 연출의 기자회견 시작 15분 전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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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도 이윤택의 성추문을 폭로했다. 김지현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 활동했고,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때 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하였습니다"면서 이후 임신 중절까지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지현은 이 일과 관련해 이윤택이 얼마간 자신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또 다시 성폭행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연희단거리패에서의 생활이 선배들과 후배들과의 관계, 공연이 좋고 행복해서 그 곳을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어 결국 조용히 그 곳을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치료 받고 있다고 전했다.
두 배우의 용기 있는 폭로에 네티즌들이 그들의 글을 공유하면서 응원을 하고 있다. 폭로한 용기에 힘을 실어준 것. 배우 김성영은 SNS를 통해 "대체 얼마나 더 심한 폭로가 나와야 할까"라면서 자신이 이 같은 일을 당했다면 지금 정신병원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세상이 바뀌는 신호"라면서 연극계 변화가 오고 있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피해자들의 주장에 이윤택 연출가는 일부는 사과했지만 일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제게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서 그 어떤 벌도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성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적 절차를 밟아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윤택 연출의 성추문을 폭로하는 이들은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상처로 남아 있는 자신들을 돌아보면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 목격자가 아닌 피해자로 직접 나선 배우들. 다음은 누가 이들의 용기를 이어 과거 어둠을 털어낼 일에 함께 할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