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윤 '유도 영웅' 등극, 무릎부상 딛고 '노골드 수모' 씻었다... 여자 +78㎏ 금메달 수확 '금 1·은 2·동 5' 개인전 마감 [항저우 AG]

항저우=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9.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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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윤이 2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엄지를 치켜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김하윤(23·안산시청)이 개인전 마지막 날 한국 유도를 '노골드' 벼랑 끝에서 건져냈다.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대회에서 연속으로 '노메달'로 자존심을 구겼던 왕년의 유도 강국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김하윤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쑤스옌(중국)에게 밭다리 후리기로 절반을 얻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흘 차를 맞이한 유도 일정에서 한국은 이하림과 이하준(이상 은메달), 안바울(동메달) 등 유력 금메달 후보들이 고전하며 노골드가 지속됐다. 이 흐름을 끊어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홈팬들의 우레와 같은 일방적 응원 속에 기가 죽을 법도 했지만 김하윤은 한국 유도 여자 중량급 간판답게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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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윤이 밭다리 후리기로 절반을 얻어내고 있다. /사진=뉴스1
중학교 3학년에서야 뒤늦게 유도를 시작한 김하윤은 남들보다 빠른 성장세로 단 1년 만에 또래들을 제압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났다. 부산 삼정고 진학 후 내내 전국체전을 싹쓸었고 2019년엔 국제유도연맹(IJF)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섰다.


도쿄 올림픽 출전권은 아쉽게 놓쳤지만 이후에도 성장세를 거듭했고 올해에도 파리 그램드슬램과 그랑프리 포르투갈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하윤은 한국의 마지막 희망으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건 승부수가 적중했다. 43초에 상대의 옷깃을 잡아챈 뒤 다리를 걸어 넘기는 밭다리 후리기를 시도했고 쉬스옌이 중심을 잃고 넘어갔다. 완전히 등으로 떨어지지 않아 한판을 놓친 게 아쉬웠지만 나무랄 데 없는 기술이었다.

소극적인 경기가 판 치는 유도에서 일찌감치 점수를 확보한 김하윤은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지도(반칙)를 하나씩 주고 받았으나 상대의 공격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면서도 긴장을 풀 수 없도록 압박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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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후 기뻐하는 김하윤(오른쪽).. /사진=뉴스1
안다리 기술까지 시도하며 공세를 펼친 김하윤은 막판 상대의 누르기를 잘 방어하며 금메달을 챙겼다.

이날도 한국 유도 전망은 어두웠다. 남자 최중량급 간판 김민종(양평군청)이 결승 진출에 실패해 노골드 위기에 놓일 뻔 했다.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기록 중이었다.

유도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은 9회 연속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김하윤이 구세주가 됐다. "큰 무대에서 유도라는 종목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김하윤의 바람도 이뤄졌다. 한국 유도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새로운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동안 한국의 취약 종목으로 꼽혔던 곳에서 일군 금메달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무릎을 다치는 악재가 닥쳤지만 이마저도 견뎌내며 아시아 최정상에 올라섰다. 경기를 마친 김하윤은 "내년 파리 올림픽으로 향할 수 있는 우승을 거둬 정말 기쁘다"며 "이 성공을 12개월 안에 다시 이뤄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민종은 남자부 100㎏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 갈림잔 크리크바히를 승부에서 승리해 동메달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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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확정 후 감격스러워 하는 김하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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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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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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