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은 처음이라' 이우석-임시현의 귀여운 오해 "탁구팀에 화답한 세리머니였죠" [항저우 현장인터뷰]

항저우=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0.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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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왼쪽)과 이우석이 4일 양궁 혼성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시상대에서 양궁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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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깨무는 포즈를 취하는 이우석(왼쪽)과 임시현. /사진=뉴시스
"탁구 선수들이 그 양궁 세레머니를 해줘서 답신으로 같이 해줬습니다."

이우석(26·코오롱)과 임시현(20·한국체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에서 첫 금빛 명중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은메달만 2개를 수확했던 이우석도 대표팀 막내인 임시현도 금메달은 처음이라 경황이 없어 좀처럼 제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던 현장이었다.

이우석과 임시현은 4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Fuyang Yinhu Sports Centre)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일본 후루카와 타카하루-노다 사츠키 조를 상대로 6-0(38-37, 37-35, 39-35)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둘은 이번 대회 한국 양궁의 첫 금메달이자 2018년 도입된 리커브 혼성전에서 한국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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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시위를 당기는 임시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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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녁을 정조준하는 이우석. /사진=뉴시스
시상식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우석은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너무 값지게 생각하고 임시현 선수와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재밌게 시합하면서 금메달을 땄던 것 같아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시현은 "저도 이렇게 처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우석이 오빠랑 같이 딸 수 있게 돼 너무 영광"이라며 "우석이 오빠가 긴장될 때마다 잘 챙겨줘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5년 전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은메달 2개를 따낸 이우석이다. 국가대표 단골 손님이었지만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후 이등병 신분으로 참가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AG에선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개인전 결승에선 김우진과 격돌했다. 조기 전역을 꿈꿨으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고 김우진에 밀려 만기 전역했다.

그렇기에 더욱 남다른 의미의 금메달이다. 이우석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때는 많이 아쉬웠었지만 이번 항저우 대회 때는 악착같이 준비를 많이 해왔다"며 "혼자 남아서 운동도 많이 하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는데 개인전은 너무 긴장을 많이 한 나머지 아쉽게 됐지만 혼성전이랑 단체전 만큼은 꼭 금메달을 따고 가고 싶다는 각오를 하고 방에서 나왔고 금메달을 따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둘 모두 너무도 긴장되는 무대였다. 떨려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이우석은 "실제로는 긴장을 엄청 많이 했다. 경기장에 들어갔는데 임시현 선수 (눈에) 초점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더라"며 "그래서 일부러 더 많이 말 걸고 웃고 노력하면서 '즐겁게 하자'고, '우리가 연습해왔던 걸 믿으면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속 힘을 실어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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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왼쪽)과 이우석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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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확정짓고 임시현(왼쪽)과 이우석이 손을 들어 관중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시현은 "생각보다 긴장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생각지 못했던 실수도 나온 것 같아서 조금 그랬다"며 "우석이 오빠가 자기만 믿고 쏘라고 해서 자신감 있게 나머지 경기를 운영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정말 든든하다"고 파트너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처음이기 때문일까. 작은 오해로 비롯한 해프닝도 있었다. 이들은 시상대에 올라 양궁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에 대해 묻자 이우석은 "원래는 임시현 선수한테 세리머니 어떤 걸 할지 계속 물어봤는데 임시현 선수가 계속 미루더라"며 "솔직히 말하면 탁구 선수들이 양궁 세레머니를 해줘서 답신으로 같이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신유빈과 전지희가 탁구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화살을 쏘는 세리머니를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양궁 세리머니가 아닌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로서 화살을 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사실이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랴. 이들의 당찬 활시위가 한국의 메달 텃밭인 양궁의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는 게 이날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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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왼쪽)과 이우석이 애국가에 맞춰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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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관중들에 화답하는 임시현(왼쪽)과 이우석.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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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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