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위페이 벽처럼 느꼈는데..." 안세영 금메달, 감동 스토리 담겼다... 무릎통증-라이벌도 이겨냈다, 모두가 인정한 투혼의 승리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10.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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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금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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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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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눈물을 흘리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제공
'배드민턴 여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한국의 배드민턴 스타 안세영(21·삼성생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어 더욱 감동적인 결과였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7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2-1(21-18 17-21 21-8)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이번 대회 2관왕에 성공했다. 지난 1일에는 동료들과 함께 여자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번 안세영의 단식 금메달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먼저 안세영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배드민턴 최강자로 올라선 그였지만, 유독 국제 종합 대회에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안세영은 16살에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패해 탈락했다. 지난 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8강에서 패했지만, 안세영은 절치부심해 엄청난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8월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고 포효했다.

특히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라이벌이자 천적이던 세계 정상급 선수다. 이번 승리에도 안세영이 상대 전적 7승 10패로 밀릴 만큼 수차례 아픔을 경험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안세영은 천위페이에게 1승 7패 절대적 열세였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도쿄 올림픽에서도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넘지 못했다.


한 번은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이기지 못해 큰 좌절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세영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되돌아보며 "너무 창피했다. 게임이 안 됐다. 이후 하루도 안 쉬고 운동하기 시작했다. 쉬는 날에도 러닝이나 배드민턴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도쿄올림픽에서 천위페이를 만났지만, 다시 패했다. 안세영은 "'이 선수를 정말 못이기는 건가 벽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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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가장 맨 위에 올라선 안세영(왼쪽에서 두 번째). 왼쪽은 천위페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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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짓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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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이후 펑펑 눈물을 흘리는 안세영(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하지만 안세영은 이후 피나는 노력 끝에 성장했다. 천위페이를 완전히 뛰어넘었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이전에 만난 올해 9차례 맞대결에서 7번이나 이겼다. 지난 단체전에서도 이겼다. 당시 안세영은 단체전 제1경기 단식 주자를 맡았고, 천위페이를 맞아 2-0 완승을 거뒀다. 이번 단식에서도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인도네시아 CNN은 "안세영이 천위페이를 눌렀다. 배드민턴을 지배하려는 중국을 방해했다"고 칭찬했다.

한국 배드민턴도 경사를 이뤄냈다. 안세영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레전드'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한국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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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를 펼치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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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인사하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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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진과 기뻐하는 안세영(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뉴시스 제공
이번 금메달이 더욱 놀라운 건 안세영은 경기 중 무릎 부상을 당했는데도, 이를 이겨내고 승리를 챙겼다는 사실이다. 안세영은 1세트 팽팽한 승부 도중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치명적이었다. 그런데 테이핑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안세영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자신감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안세영은 보란 듯이 무릎 통증을 딛고 승리를 따냈다.

안세영은 승리 이후 폭풍 눈물을 흘렸다. 한 손으로 기쁨의 눈물을 다 닦을 수 없었는지 코치진에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안세영은 시상대에 올라 태극마크에 키스하는 감격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단상에서 내려올 때 안세영의 움직임이 불편했다. 그때까지도 무릎 통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세영은 여러 악재를 딛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안세영 천하'를 알리는 명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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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상태 확인하는 안세영(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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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안세영.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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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세리머니.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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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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