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1위는 떠났다, 그리고...' 다승 2위 VS 다승 3위 진검 승부, 한국시리즈 3차전 '운명을 짊어지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1.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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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왼쪽)와 KT 벤자민.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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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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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잠실에서 뜨거운 혈투 끝에 1승씩 나눠 가진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운명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향방이 갈릴 수도 있는 중요한 길목에서 과연 누가 먼저 2승을 선점할 것인가.

LG 트윈스와 KT 위즈는 10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격돌한다.


역대급 명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양 팀이 2-2로 맞선 9회초 KT가 LG 클로저 고우석을 무너트리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8일 2차전에서는 8회 LG 박동원이 KT 박영현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5-4,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연이틀 한 점 차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3차전 역시 뜨거운 접전이 예상된다.

경기를 하루 앞둔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투수를 공개했다. LG는 '다승 3위' 임찬규, KT는 '다승 2위' 벤자민이 각각 선발 출격한다. 앞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마친 뒤 양 팀 사령탑들은 3차전 선발로 임찬규과 벤자민을 각각 숨김없이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변동 없이 이들이 3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다승 1위' 에릭 페디(NC)가 떠난 상황에서 펼쳐지는 두 투수의 진검 승부다.

임찬규는 가동초-청원중-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올해로 프로 13년 차. 임찬규는 입단 첫해인 2011시즌 주로 불펜으로 활약하면서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의 성적을 냈다. 이후 2018시즌 11승(11패 1세이브), 2020시즌 10승(9패)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뒤 올 시즌 마침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26선발)에 등판해 14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찍었다. 14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42피안타(10피홈런) 54볼넷 103탈삼진 63실점(55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5, 피안타율 0.252,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는 7차례 성공했다. 올 시즌 다승 부문 토종 1위이자 전체 단독 3위, 승률 2위, 평균자책점 9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임찬규는 올 시즌 KT 상대로 4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1을 마크했다. 자신이 상대한 9개 구단 중 NC전 평균자책점(8.2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 KT 상대 16⅓이닝 동안 25피안타 9볼넷 10탈삼진 14실점(12자책) 피안타율 0.352의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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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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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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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KT 타자 중에서는 임찬규 상대로 김상수와 김민혁이 매우 강했다. 김상수는 10타석에서 7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 2루타 1개, 김민혁은 7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 2루타 1개 3루타 1개의 상대 성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황재균 0.500(6타수 3안타) 2루타 2개 1득점 2삼진, 배정대 0.500(2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 장성우 0.333(3타수 1안타) 1볼넷, 문상철 0.333(3타수 1안타), 알포드 0.300(10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삼진, 박병호 0.250(8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삼진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박경수와 조용호는 각각 5타수 무안타와 4타수 무안타였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5경기 1승(구원승) 1패 평균자책점 9.00(6이닝 9피안타 2피홈런 6실점).

임찬규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자신의 지분에 대한 질문에 "제 입으로 지분을 말씀드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열심히 파이팅 외치고 분위기 많이 띄우면서 열심히 한 것에 대한 10%를 가져가고 싶다"면서 "올 시즌 점수는 80점을 주고 싶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한 것보다 감독님께서 좋은 야구를 가르쳐주셔서 야구를 잘할 수 있었다. KT의 좋은 선발진을 보면, 많은 이닝 소화나 퀄리티 스타트가 부족하기에 80점을 주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을 마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것에 관해서는 "굳이 무슨 말씀이 필요하겠습니까. 차명석 단장님께서 저를 찾으셔야 할 듯하다"고 농담을 던진 뒤 "개인적으로 FA 생각보다는 우승이 목표"라고 힘있게 말했다. 임찬규는 "2002년 한국시리즈는 잊지 못한다. (LG의 패배로) 엄마한테 학교에 안 간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저희는 화려한 공격력과 1회부터 9회까지 막아줄 불펜이 있다. 또 화려한 작전을 펼치는 감독님이 있다. 감독님께서 정말 많은 도루와 작전을 쓰면서 승리로 이끌어줄 것"이라면서 "KT는 선발진이 좋다. 저희는 주루와 타격, 상대를 흔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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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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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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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이에 맞서 KT는 모범생 외국인 에이스 벤자민이 선발 출격한다. 벤자민은 지난해 5월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벤자민은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의 좋은 성적을 내며 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벤자민은 위력적인 투구를 해냈다.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를 마크했다. NC 페디에 이어 다승 부문 단독 2위였다. 총 160이닝 동안 세부 성적은 149피안타(12피홈런) 45볼넷 157탈삼진 79실점 63자책 WHIP 1.21, 피안타율 0.240.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11차례 성공했다.

올 시즌 LG 상대로는 무척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한 9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5경기에 선발로 나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찍었다. 32⅓이닝 동안 19피안타(2피홈런) 3볼넷 30탈삼진 9실점(3자책), 피안타율 0.165의 성적을 챙겼다.

벤자민 상대로 LG에서는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어떤 타자가 가장 잘 쳤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친 박동원이다. 박동원은 벤자민 상대로 13타석에서 11타수 3안타(타율 0.273) 1볼넷 2루타 1개 5삼진의 성적을 냈다. 이밖에 신민재 0.200(5타수 1안타) 1볼넷, 김현수 0.182(11타수 2안타) 2삼진, 오지환 0.167(1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4삼진, 홍창기 0.167(12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4삼진, 박해민 0.167(12타수 2안타) 3타점 2삼진의 성적을 각각 기록했다. 문보경은 0.100(10타수 1안타) 2삼진, 오스틴은 0.091(1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삼진, 문성주는 7타수 무안타에 각각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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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KT 외국인 선수들이 아내와 함께 수원 KT 위즈파크 인근 아동복지시설인 '꿈을 키우는 집'을 방문,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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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사진=KT위즈 제공
벤자민은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위력투를 선보이고 있다. 벤자민은 지난달 3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3실점으로 비록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자신의 몫을 다했다. 특히 투구 도중 상대 타자의 타구에 왼 허벅지 위쪽을 맞는 아찔한 순간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결국 운명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벤자민은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4사구 2실점(1자책)의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벤자민의 호투가 있었기에 KT는 2연패 후 3연승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벤자민은 KBO 리그에서 모범적인 외국인 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팀 내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 위즈파크 인근의 아동복지시설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했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먼저 꺼낸 선수가 벤자민이었다. 벤자민은 당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수원 KT 팬들은 저와 저희 팀 선수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신다. 이런 응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이런 마음을 갖게 됐다. 다행히 우리 팀 동료들도 저와 생각이 같아 함께할 수 있었다"며 훈훈한 인성을 보여줬다.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도 벤자민을 향해 특별한 말이 필요 없다고 할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이강철 감독은 "평소에도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알아서 잘 던지는 선수"라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과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서는 두 투수 중 누가 웃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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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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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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